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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반납·세금면제·주민과 고기파티"…파격 공약 통할까

송고시간2018-05-20 08:01

지방선거 20여일 앞두고 표심 얻기 위해 '승부수' 경쟁

포퓰리즘 논란 속 유권자 눈높이 맞춘 소신 공약도 많아

(전국종합=연합뉴스) 충북 보은군수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상문 예비후보는 당선되면 군수 봉급을 전액 반납하고, 관사와 관용차, 운전기사도 쓰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4년 치 군수 봉급 반납액만 3억7천5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업무추진비·직급 보조비 사용처도 정부 예산과 기업유치 활동으로 제한해 집행 결과를 매달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수로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공무원 인건비도 충당 못 하는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감안해 군수가 쓰는 소모적 경비를 줄이고 지역발전을 위한 촉매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옹진군수에 도전하는 무소속 손도신 예비후보는 한술 더 떠 봉급으로 바비큐 설비를 갖춘 화물차를 장만, 25개 섬을 순회하면서 주민과 고기 파티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 현장 군수실을 둬 주민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군수는 봉사하는 자리"라고 강조한 그는 "봉급 전액을 주민과 소통하면서 애로사항을 듣는 일에 쓰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유권자 마음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파격·이색공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거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후보자 의지에 따라서는 실현 가능한 공약도 많아 승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성모 함평군수 예비후보는 월급을 100원만 받고, 나머지는 향토 인재를 키우는 데 쓰겠다고 약속했다.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재주 예비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11종의 지방세를 면제하고, 시·군·구를 연결하는 모든 노선의 버스요금을 무료화하겠다는 노인 맞춤형 공약을 내놨다.

생뚱맞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제대로 이행한다면 주민들로서는 박수를 칠 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파격 공약일수록 그 배경이나 실현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으로 표를 얻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급조된 공약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청주경실련 이병관 정책국장은 "봉급 반납 약속이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진실성이 얼마나 담보됐는지는 의문"이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후보라면 오히려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을 높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봉급을 특정 기관·단체에 내놓겠다고 말하는 것은 선거법 시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후보자가 봉급 기부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특정하면 기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사회 이슈를 선점하려는 공약들도 쏟아져 나온다. 유권자 눈높이에 맞춰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내용도 많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취학 전 아동과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미세먼지 전용마스크 무상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거밀집지역에는 '친환경 이끼벽'을 설치해 대기 오염 물질을 정화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같은 당 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남북관계 회복 분위기에 발맞춰 대전 뿌리공원을 이산가족 상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은 하나의 뿌리이고, 통일은 한 몸으로 복원하는 과정"이라며 "이런 의미를 담아 대전효문화 뿌리축제를 남북 공동 행사로 확대하고, '청년 한 뿌리 행사'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박창호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는 일자리 노동부지사 임명, 청년수당 지급,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이중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제는 농어촌에 정착하는 청년이 안정적인 소득원을 마련할 때까지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통영시장 예비후보는 일본 아오시마 '고양이 섬'을 본뜬 공약을 내놨다.

강 후보는 "통영에 있는 500여개의 섬 일부에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하고, 고양이를 풀어놓으면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김동일 양양군수 예비후보는 속초·양양 통합 공론화를 공약에 담아 '양양발(發) 통합론'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황봉규 강종구 이종민 손상원 한종구 박영서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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