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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문제 전문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명실상부 강국으로 인증"

송고시간2018-05-13 08:30

홍미정 단국대 교수 인터뷰…"이스라엘 영향력 강화될 것"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문제 개입할 여유 없어"

(예루살렘=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으로 이스라엘의 중동 내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팔레스타인 문제 전문가인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은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통해 이스라엘을 명실상부한 지역강국으로서 확실하게 인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1947년 11월 유엔이 내놓은 '팔레스타인 땅 분할 결의안 181호' 이후 200차례 이상 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유엔 결의가 나왔음에도 현재까지 일관성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아랍국가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깊이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아랍국가 정부들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국내 반대파들의 활동과 역내 내전 개입에 따른 지출 등 국내·역내 정치 변동에서 힘이 약화하고 있다"며 "아랍국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의존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왕국들은 미국과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 아랍왕국들이 미국 정책을 거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4월 초까지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하면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실탄 공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자지구 시위[AP=연합뉴스]
가자지구 시위[AP=연합뉴스]

홍 교수는 "아랍국가들은 자국 정부의 생존과 유지 문제에 매달려 팔레스타인 문제에 개입할 여유가 없다"며 "설령 개입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미국과 이스라엘 편에 선다"고 밝혔다.

또 "결국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으로 이스라엘의 역내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홍 교수는 중동평화의 방안으로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두 국가안은 신기루"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팔레스타인 다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을 통한 두 국가 해결안을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1993년부터 이스라엘과 협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 체제는 심각한 붕괴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민족이 각각 국가를 세우자는 방안으로 1993년 오슬로협정을 통해 확립됐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인 '예루살렘 미디어·커뮤니케이션센터'가 올해 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국가 해법'을 찬성하는 주민은 응답자의 35%에 불과했다.

예루살렘 거리에 들어선 미국기와 이스라엘기[AFP=연합뉴스]
예루살렘 거리에 들어선 미국기와 이스라엘기[AFP=연합뉴스]

홍 교수는 앞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사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홍 교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며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 사이의 작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이스라엘이 완전히 통제하는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서안 지역에서는 전투나 대규모 공습 등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통치하는 고립된 가자지구에서는 대규모 공습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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