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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한점 없는 한진家 미술전시실…커지는 '은닉' 의혹

송고시간2018-05-13 08:35

평창동 자택 내 60여평 '전시장'으로 건축허가…미술전시실로 사용

고가 명화 한 점도 안 나와…'비밀의 방' 이어 의혹 증폭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밀수·탈세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고가의 미술 작품이 단 한 점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호 회장 부부가 자택 공간 중 상당 부분을 미술 전시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많다.

치밀하게 숨겨둔 비밀공간이 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들통이 나는 등 수상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한진 일가의 밀수품 은닉 의혹이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조양호 회장 자택
조양호 회장 자택

[연합뉴스TV 제공]

13일 조 회장 평창동 자택의 건축물대장과 건물·토지등기부 등본 등을 보면 조 회장 자택 중 일부 공간은 주택이 아닌 '기타전시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조 회장 부부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사는 평창동 집은 지상 2층, 지하 3층에 이르는 저택이다. 지상·지하 공간을 합친 연면적은 1천403㎡(425평)에 달하고 대지면적만 1천600㎡(484평)가 넘는다.

특이한 점은 연면적의 약 15% 정도인 220㎡(67평)는 거주 공간이 아닌 '기타전시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기타전시장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지상 1층(70.92㎡)부터 지하 2층(130.99㎡)·3층(18.09㎡)까지 총 3개 층에 걸쳐 있다.

조 회장 부부는 평소 이 공간을 미술전시실로 활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기타전시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면 용도에 맞게 사용을 해야 한다"며 "주택이나 주차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을 하면 무단 용도 변경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사진 예술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로 그림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씨가 이사장직을 맡은 일우재단의 주요 사업 중 하나도 사진·미술 전시문화 사업이다.

일우재단 홈페이지에서도 전시문화 사업을 재단의 첫 번째 주요 사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우재단은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에 '일우 스페이스'라는 전시 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 전시·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다소 의외인 점은 조 회장 자택을 상대로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어느 곳에서도 고가 미술품을 단 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시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은 전시 공간까지 마련했지만 정작 전시된 고가 미술품은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특히 조 회장 부부가 2014년 1월부터 이 집으로 이사해 4년 넘게 전시장 공간을 사용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지하 2층 일부 공간에서 그림 몇 점이 나왔지만 한진 측은 모두 이 씨가 직접 그린 것이거나 이 씨의 대학 후배들의 요청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진 총수일가가 밀수·탈세 수사에 대비해 미리 의심이 갈만한 물품을 제삼의 장소에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영문 관세청장이 조 회장 자택의 비밀공간을 확인했지만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안타깝게도 조금 치웠지 않나 하고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깊다.

조 회장 자택에 대한 세관의 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옷을 모두 치우거나 책꽂이를 밀어내야 출입이 가능한 비밀공간이 3곳이나 발견됐지만 밀수·탈세와 관련된 물품은 나오지 않았다.

김 청장은 비밀공간은 외부인이 봤을 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그런 장치를 만들어놓고 그 정도로 비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10년 4월 한진그룹 일우 스페이스 개관 모습
2010년 4월 한진그룹 일우 스페이스 개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진 측이 폭언·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해명을 내놓으면서, 쏟아지는 밀수·탈세 혐의와 제보에 대해서 일관되게 함구하고 있는 점도 의혹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진 측이 내놓은 밀수·탈세 의혹 관련 해명은 이 씨가 해외지점을 통해 억대 명품을 샀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 전부다.

한진그룹은 당시 해명자료에서 비서실을 통해 과일과 일부 생활필수품 등을 사달라는 요청을 몇 번 한 바 있지만 모두 소액의 생활용품 위주였다고 주장했다.

관세청은 현재 한진 측의 미술품 불법 반입·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텔레그램 제보(t.me/incheoncustoms)를 열어 놓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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