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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일 통화스와프'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송고시간2018-05-07 16:30

(서울=연합뉴스) 한일 외교 갈등으로 끊겼던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 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일본과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발언은 통화스와프 대상국을 늘려나가려는 기조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의 국채금리 인상으로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비한 선제 조치로도 보인다. 통화스와프는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거나 외화의 급격한 유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긴급 상황 때 미리 정해진 환율에 따라 상대방 국가의 통화나 달러를 빌려올 수 있어서 외환위기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 외화 보유액과 통화스와프 대상국을 늘리는 등 안전장치를 강화해왔다.

한국과 일본은 2001년 7월에 2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처음 체결했다. 그 규모는 2008년에 300억 달러, 2011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한일 간의 외교 갈등이 통화스와프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2015년 2월 만기가 도래한 한일 간 통화스와프가 끊기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2016년 8월 브렉시트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 환경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일본에 통화스와프를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성과가 없었다. 2017년 1월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되자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한일 간 정치·외교적 갈등을 염두에 둔 이 총재는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때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이 한창이었지만, 정치적 논의를 배제했다"며 "중앙은행이 경제협력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고 그렇게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외교적 시각에서 벗어나 경제적 시각에서 통화스와프를 다시 보자는 시그널을 일본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총재도 "시기가 문제"라며 구체적인 논의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면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본 방문길에 곧 오른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중·일 3국이 입장을 조율하려고 여는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런 기류 속에서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일본은 통화스와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외교 갈등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중국 간 56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는 작년 10월에 3년간 연장됐다. 이후 우리나라는 6대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스위스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2010년 종료된 이후 다른 기축통화국과의 스와프를 늘리고 있다. 금융위기를 막는 안전장치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로 관계가 악화한 중·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재개할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는 '경제논리'로 접근하자는 취지다. 한일 통화스와프도 논의를 재개할 시점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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