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신출귀몰' 속리산 대만꽃사슴 제2의 황소개구리 되나(종합)

송고시간2018-05-07 13:41

20여년 전 농장 탈출했거나 방생 뒤 100여마리로 불어나

토종식물 뜯어 먹고 산양·노루 쫓아내…9년간 93마리 포획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때아닌 꽃사슴 포획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법주사를 중심으로 동암골·여적암·만수리·화북 등에 터를 잡고 사는 외래종 꽃사슴이다.

속리산서 붙잡힌 대만꽃사슴 [연합뉴스 자료사진]
속리산서 붙잡힌 대만꽃사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곳 꽃사슴은 1970년대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대만에서 들여온 개체의 후손들이다. 원산지를 표시해 대만꽃사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르던 농장에서 탈출했거나 종교단체 방생 과정을 거쳐 낯선 속리산에 정착했다.

문제는 이들이 여리고 순한 꽃사슴의 이미지와 달리 국립공원 생태계를 파괴하는 골칫거리가 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커다란 몸집을 앞세워 경쟁 관계에 있는 산양·노루·고라니 같은 고유종을 밀어내고 서식지를 점령했다.

떼 지어 몰려다니며 속리산 토종식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생물 다양성을 훼손하는 주범이 된 지 오래다.

게다가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해 쉽사리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붙잡히지도 않는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신출귀몰하는 습성 때문에 꽃사슴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며 "발자국이나 배설물 등을 통해 서식지를 확인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대만꽃사슴 포획 [속리산 사무소 제공=연합뉴스]
대만꽃사슴 포획 [속리산 사무소 제공=연합뉴스]

식용과 모피용으로 수입된 뒤 야생에 버려지면서 생태계 교란 동물이 된 황소개구리·뉴트리아 등과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속리산에 사는 꽃사슴은 100여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1990년대 20여마리에 불과하던 것이 급격히 개체 수를 불려 숲 속 터줏대감으로 군림하고 있다.

고심하던 공단 측은 속리산 꽃사슴을 생포해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기 시작했다. 외래종 꽃사슴을 솎아내 건강한 국립공원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포획작업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 주로 이뤄진다. 서식지와 이동 경로에 포획망(그물)을 설치한 뒤 신선한 사료로 유인해 붙잡는다.

이런 방식으로 2010년 이후 포획한 개체는 모두 93마리. 이 중 6마리는 지난 겨울에 붙잡았다.

속리산서 붙잡힌 대만꽃사슴 [속리산사무소 제공=연합뉴스]
속리산서 붙잡힌 대만꽃사슴 [속리산사무소 제공=연합뉴스]

포획한 꽃사슴은 속리산사무소 인근에 설치된 계류장으로 보내 탐방객에게 공개된다. 이곳에서 교육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원하는 동물원이나 복지시설 등으로 보내진다.

현재 속리산 계류장에는 4마리가 남아 있다. 이들도 머잖아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질 예정이다.

공단 측은 산양 등 고유종이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대만 꽃사슴 포획을 지속해서 포획한다는 계획이다.

속리산사무소 홍성열 자원보전과장은 "한해 5∼10마리씩을 포획하는 데도, 자연 번식이 되풀이돼 개체 수가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그물망을 추가 설치해 포획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