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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대한민국 직장인 해부

송고시간2018-05-06 10:30


편집자 주(註)=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에게 쫓기며 동분서주하는 직장인. 야근은 좀처럼 줄지 않는데 지갑은 날로 얄팍해진다. 가족 앞에서도 어깨에 각이 잡히지 않고 왜소해져가는 이들은 무엇을 위해 회사에 다니고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살아갈까? 직장인에 대한 각종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들의 속을 들여다본다.

◇쉬고 싶어도 못 쉰다… 직장인 5명 중 2명 ‘쉼포족’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올해 2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르면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부터 이를 지켜야 하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

근로시간 단축의 배경에는 장시간 근로에 따른 생산성 저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악화 등이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8개 회원국 중 한국의 근로시간은 2015년 기준 2천71시간으로 멕시코(2천348시간)에 이어 2위다. 그 결과 지난해 OECD가 발표한 ‘일·생활 균형지표’에서 한국의 워라밸은 38개국 중 35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91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명 중 2명(39.5%)은 쉬는 것을 포기한 ‘쉼포족’으로 나타났다. 기혼 여성 46%, 기혼 남성 38.8%, 미혼 남녀 38.3% 순으로 자신을 쉼포족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들은 휴가조차 맘 편히 갈 수 없을 때(59.1%), 아파도 쉬지 못하고 출근할 때(58.8%), 야근이 이어질 때(40.9%), 식사도 거르고 일할 때(29%), 퇴근 후 집에서도 일할 때(28.5%) 자신을 쉼포족이라고 느꼈다(복수응답).

쉼포족이 된 이유 1위는 과도한 업무량이다(57.5%). 하지만 회사나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42%) 야근이 당연시되는 분위기(27.9%) 탓도 컸다. 직장에 다니면서 가사나 육아를 병행하려면 어쩔 수 없다(13.5%)는 응답도 눈에 띈다(복수응답).

하지만 휴식을 포기한 결과 이들은 건강에 악영향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73.5%). 스트레스 때문에 예민해지거나(67.4%), 이직·퇴사를 고려하거나(59.7%), 애사심 저하(49.4%) 및 업무능률 저하(44.8%)에 시달리고, 우울증을 느끼는(34%) 경우도 있었다(복수응답).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휴식 없는 삶은 건강은 물론 집중력까지 떨어뜨리므로 필요할 때는 편하게 쉴 수 있는 직장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67% “결혼은 옵션, 결혼 자금은 1억 이상”

통계청의 최근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율은 사상 최저다.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이 5.2건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다.

이를 반영하듯 취업 포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5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67.6%)이 “결혼은 필수가 아닌 옵션”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결혼 후 생기는 문제를 주변에서 많이 봤기 때문이다(47%). 이어 누군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25.4%), 혼자만의 삶을 즐기고 싶어서(14.3%),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서(8.3%),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4.3%) 결혼을 옵션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혼 적령기에 대한 생각도 과거와 달라졌다. 응답자의 51.5%는 “좋은 사람이 생겼을 때”를 적령기로 꼽았고, 안정된 직장을 가졌을 때(18.9%)가 그 뒤를 이었다.

결혼할 경우 필요한 자금은 1억 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25.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3천만~5천만 원 미만(22.2%), 5천만~6천만 원 미만(17%)이며, 3천만 원 미만은 7.5%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이들이 혼인을 기피하는 이유로 치솟는 집값과 청년 실업률을 꼽는다. 문제는 혼인 기피가 사상 최악의 저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출산·육아 지원보다 결혼 장려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40~50대 1인 가구… 돈은 있지만 외로워

혼자 사는 40~50대 중장년층은 젊은 1인 가구보다 소득이 많지만 소비는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덜 느끼는 대신 감성적인 어려움은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는 최근 신한카드가 자사의 1인 가구 고객 2천500명을 분석한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인 1인 가구 비율은 50대 42.5%, 40대 38.7%, 30대 32.5%, 20대 14.3%다.

그러나 이들의 월평균 카드 사용액은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다. 일례로 외식·쇼핑 비용이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대(69.7%)와 30대(67%)에 비해 40대(60.1%)와 50대(59.3%)가 낮다.

주목할 점은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감성적인 어려움을 느끼는 응답자의 경우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응답한 비중은 20대 63.4%, 30대 48.2%, 40대 37.4%, 50대 37%지만, 감성적으로 어렵다는 응답은 50대 47.9%, 40대 43.9%, 30대 41.3%, 20대 33.3% 순이었다.

중장년층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이 감성적인 어려움에 더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50대 남성 54%, 40대 남성 44.9%, 40대 여성 41.7%, 50대 여성 34.8% 순이다.

유대감 형성에 취약한 1인 중장년층 남성일수록 가족 외에 사회적 관계망을 만드는 데 힘쓰고,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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