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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맛있고 몸에 좋고… 음식 트렌드로 떠오른 꽃

송고시간2018-05-06 10:30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만든 꽃파스타. 플러스엠 제공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만든 꽃파스타. 플러스엠 제공

거리마다 화사한 꽃이 눈길을 끈다. 꽃의 계절 봄을 맞아 식탁을 수놓는 식용 꽃도 크게 주목받는다. 눈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맛과 건강까지 챙겨주기 때문이다.

고급 요리에 장식품 정도로 쓰였던 식용 꽃은 최근 웰빙과 힐링, 채식 열풍 등에 힘입어 중요한 식재료로 떠올랐다. 미국의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마켓’은 2018년 음식 트렌드의 하나로 ‘꽃’을 꼽았을 정도다.

자주 쓰이는 식용 꽃은 진달래, 국화, 동백, 팬지, 매화, 장미, 제라늄, 아카시아, 호박꽃, 한련화, 비단향꽃무 등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크기와 색이 다양하고 단맛이 살짝 돌아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팬지다.

최근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주인공이 다양한 꽃요리를 선보였는데, 아이보리색 배꽃과 분홍색 벚꽃, 보라색 팬지 등으로 만든 꽃파스타와 아카시아로 만든 꽃튀김 등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밖에도 매콤한 맛의 한련화는 꽃무침을 만들기에 적당하며, 호박꽃은 안에 다양한 식재료를 채운 뒤 찌거나 구워 별미로 만들면 좋다. 그밖에도 다양한 꽃의 특성을 살려 꽃피자, 꽃김밥, 꽃비빔밥, 꽃샐러드, 꽃쌈, 꽃샤브사브, 꽃냉면 등 다양한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예쁜 꽃은 요리의 품격을 높여주고 보는 것만으로 힐링 효과를 주지만 영양도 풍부하다. 이는 식물이 개화기에 많은 양분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식용 꽃의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같은 중량의 채소나 과일보다 10~100배 많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활력을 되찾아주고, 항산화 물질은 면역력 강화, 피로 해소, 노화 및 뇌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불면증과 고지혈증, 각종 염증 등에 개선 효과가 뛰어난 꽃도 적지 않다.

단, 꽃요리를 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독성을 가진 꽃도 있으므로 반드시 식용으로 인정된 것만 먹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약 70여 종의 꽃이 식용으로 등록돼 있다.

길가에 핀 꽃은 중금속 오염 등이 우려되므로 청결하게 재배된 꽃만 먹어야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염려된다면 암술, 수술, 꽃받침을 제거한 뒤 꽃잎만 먹는 게 안전하다. 열을 가하면 색이 변하거나 특유의 식감이 사라지므로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한 후 곧바로 먹어야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꽃을 먹었다. 고대 이집트인이나 그리스인, 로마인 등은 금잔화를 즐겨 먹었고, 페르시아에서도 꽃을 식재료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에서는 적어도 수백 년 전부터 원추리꽃 등을 식재료로 활용했으며, 일본에는 벚꽃을 이용한 요리가 많다. 우리 선조들도 갖가지 제철 꽃으로 음식을 만들었다. 조선시대만 해도 삼짇날(3월 3일)에는 진달래로 부침개를 만들었고, 중양절(9월 9일)에는 국화로 부침개나 차를 만들었다.

식용 꽃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인기가 많다. 코트라의 강채린 LA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채식 열풍 속에 식용 꽃의 활용도가 커졌고, 독특한 ‘플로럴’ 향미는 식품업계의 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식용 꽃시장이 성장해 다양한 업체가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 레스토랑 중에는 식용 꽃을 직접 재배하는 곳도 적지 않으며, 전문가를 고용해 식용 꽃 채집에 나서기도 한다. 또 생화로 먹을 수 있는 상품뿐 아니라 건조 형태, 향신료, 잼, 차 등 다양한 가공식품도 잇따르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식용 꽃을 재배했다. 초기에는 친환경 농장을 중심으로 극소수 농가가 식용 꽃을 재배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꽃요리가 주목받으면서 생산 농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20여 년 전부터 식용 꽃을 재배해온 충남 공주의 엔젤농장이다. 이 농장은 1997년 국내 최초로 식용 꽃의 상품화에도 성공했다. 현재 70여 종의 식용 꽃을 유기농으로 재배해 대형 유통업체, 호텔, 레스토랑, 일반 소비자 등에게 납품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최근 식품의 시각적 요소가 강조되고 있어 식용 꽃이 이에 걸맞은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힘입어 식용 꽃시장이 전체 원예산업에서 확고한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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