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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수산물 대란… 먹고 싶지만 ‘금값’

송고시간2018-05-06 10:30

최근 음식점에서 오징어, 주꾸미, 꽃게, 대게 등의 수산물 요리를 제대로 맛보기 힘들어졌다. 이마트 제공

최근 음식점에서 오징어, 주꾸미, 꽃게, 대게 등의 수산물 요리를 제대로 맛보기 힘들어졌다. 이마트 제공

직장인 A씨는 최근 알게 된 지인을 맛집으로 소문 난 음식점에 데려갔다가 낭패를 봤다. 대표 메뉴인 오징어볶음을 시켰는데 양이 눈에 띄게 줄고, 식감도 평소와 달리 질겼기 때문이다. 주인은 요즘 오징어가 너무 비싸 값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고 냉동오징어를 썼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음식점에서 오징어나 주꾸미, 꽃게, 대게 등의 수산물 요리를 제대로 맛보기 힘들어졌다. 관련 음식을 메뉴판에서 슬쩍 빼거나 가격을 10~20% 올린 곳이 적지 않다. 마트나 전통시장에서는 원하는 수산물을 장바구니에 담지 못하고 돌아서는 사람이 늘었다.

4월 초 인천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B씨는 수산물 코너에서 주꾸미를 고르다가 값을 확인하고 제자리에 내려놨다. B씨는 “가족들이 주꾸미를 좋아하지만 너무 비싸 차라리 소고기를 사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를 보인 오징어는 최근 ‘금(金)징어’로 불릴 만큼 값이 뛰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냉장오징어 1kg당 소비자 가격은 1만4천400원으로 2년 전(8천800원)보다 63.6%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1kg당 6천800원이었던 냉동오징어도 1만1천800원으로 73.5% 올랐다.

제철인 3~5월을 맞아 한창 맛이 오른 주꾸미도 가격이 치솟는 중이다.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최근 국산 생물 주꾸미 가격은 100g당 3천790원으로 지난해 2천980원보다 27.2% 올랐다.

이마저도 수량이 부족해 외국산이 매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가격이 오름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최근 외국산 주꾸미 3kg은 4만5천 원 안팎에 거래됐는데, 불과 일주일 전보다 3천 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그밖에도 대표적인 봄철 수산물 암꽃게를 비롯해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와 갈치, 멸치 등도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추세다.

치솟는 수산물 가격은 관련 가공식품의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최근 오징어 관련 안주 5종의 가격을 30%가량 인상했고, CU는 24개 품목의 가격을 약 20% 올렸다. 샘표는 오징어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관련 안주 제품 2종의 생산을 중단했다.

수산물 가격이 요동치는 이유는 어획량 급감이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오징어 생산량은 2016년 12만1천691t에서 지난해 8만7천24t으로 28.5% 줄었다. 10만t 이하로 내려간 것은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주꾸미는 2007년 6천828t에서 2012년 3천415t으로 반 토막이 난 뒤 지난해에도 3천460t 수준에 그쳤다. 꽃게도 2013년 3만448t에서 지난해 1만2천941t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구온난화가 어획량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오징어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12~18℃ 바다에서 서식하는데 수온이 상승하면서 동해에 형성됐던 오징어 어장이 북한 쪽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도 어획량 감소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중국 당국과 협력해 불법 조업 어선에 대한 공동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오징어, 고등어, 명태, 갈치, 조기, 마른멸치 등 6개 어종을 올해 정부 비축 품목으로 정하고, 총 863억 원을 투입해 약 1만8천t을 수매하기로 했다. 품목별 수매 규모는 오징어가 177억 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명태, 조기, 갈치, 고등어, 마른멸치 순이다. 이들 수산물은 소비가 늘어나는 명절이나 공급이 줄어드는 어한기에 시중에 방출될 전망이다.

한편 해양수산부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수산물 생산 및 유통산업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갈치, 고등어, 명태, 오징어 등 4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에서 유통비 비중이 명태 66.3%, 고등어 56.7%, 갈치 44.7%, 오징어 4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지난해 각각의 생산량 가중치를 적용하면 평균 유통비가 51.8%에 이른다. 예를 들어 수산물의 소비자 가격이 1천 원이라면 이중 유통비가 518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해수부는 “명태는 냉동 상태로 유통되다 보니 냉동 창고비 때문에 유통비가 늘어난다”면서 “2021년까지 전국의 수산물 산지에 거점유통센터를 10개 건립해 유통단계를 줄이고 비용 절감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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