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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의 참새방앗간] 평양 옥류관 냉면

평양 옥류관 냉면
평양 옥류관 냉면(평양=연합뉴스) 평양 옥류관 냉면. 2018.4.5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제삿상에 평양냉면 하나만 말아 올려주시라요. 이왕이면 고려호텔 옥류관 냉면으로 해주시오."

이 말은 암호였다. 남북한 특수부대 군인 둘은 이 말을 매개로 심각한 위기 상황을 돌파했고, 둘의 노력으로 남북고위급 회담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북한 안정준 상위는 현장을 도청하고 있을 남한 유시진 대위 들으라고 이 말을 던졌고, 유 대위는 안 상위 말 속에 등장한 '고려호텔'의 GPS좌표가 북한 고위 장성의 비리를 담은 칩의 암호임을 잡아챘다.

2016년 한류를 뜨겁게 재점화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결정적인 대사다. 평양 옥류관 냉면의 지명도를 활용한 대사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대사는 틀린 것이었다. 평양 고려호텔에는 옥류관이 없다. 고려호텔에서도 옥류관 못지않게 맛난 평양냉면을 팔긴 하지만 말이다

옥류관 냉면은 우리에게 북한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만 할 것 같은 위상과 이미지도 갖고 있다. 그러한 호감형 이미지는 온갖 복잡하고 냉소적인 마음들도 38선을 가볍게 뛰어넘게 하는 듯 하다.

이달 초 평양공연에 나섰던 우리 예술단도 옥류관을 찾아 냉면을 맛보고 그 맛에 감탄했다. '북한에서는 냉면 먹을 때 쇠젓가락을 쓰지 않는다', '평양냉면에는 양념장을 넣지 않는다' 등 우리 사회에 퍼진 속설을 뒤집는 장면도 연출됐다.

옥류관 냉면 맛보는 서현
옥류관 냉면 맛보는 서현(평양=연합뉴스) 이웅 기자 = 지난 2일 오후 남측예술단으로 북한을 방문한 서현 등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있다. 2018.4.5
abullapia@yna.co.kr

2007년 선보인 드라마 '사육신'은 KBS가 북한 조선중앙TV에 주문 제작해 만든 최초의 남북한 공동제작 드라마다. KBS측에서 인프라를 제공하고 북한에서 캐스팅 및 제작 전반을 맡았다. 한국 드라마와 비교해 전체적으로 기름을 뺀, 담백한 모양새였다.

이에 대해 당시 KBS 관계자는 "조미료가 없는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평양 옥류관의 냉면 같은 드라마로 봐 주시면 될 것 같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옥류관 냉면을 먹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마는, 우리 주변에도 평양냉면집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 대충 그 맛을 짐작할 수 있기에 나온 설명이다.

같은 해 평양을 찾은 MBC '주몽' 연기자들도 어김없이 옥류관을 찾았더랬다. 드라마로 재현한 고구려의 흔적을 찾는다는 취지로 평양을 방문한 이들은 냉면을 맛보고 "감동의 평양 맛"이라고 말했다.

평양 옥류관 냉면이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 오른다고 한다. 북측은 이를 위해 평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으로 파견해 옥류관에서 사용하는 제면기를 통일각에 설치하고, 통일각에서 뽑아낸 냉면을 평화의집으로 배달해 옥류관 냉면의 맛을 그대로 살릴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일이다. 누가 아나. 냉면 한 그릇이 의외로 큰일을 할 수 있을지.

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7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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