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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중단' 메시지 복합적"…美언론, 긍정·경계론 교차(종합)

송고시간2018-04-22 07:30

"실험중단 넘어 비핵화 관건"…WP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블룸버그 "이제 경제로 기어 바꿨다"

트럼프, 북한 핵실험장 폐지와 ICBM 시험발사 중지 환영 (PG)
트럼프, 북한 핵실험장 폐지와 ICBM 시험발사 중지 환영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사진합성

(로스앤젤레스·뉴욕=연합뉴스) 옥철 이준서 특파원 =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는 빅뉴스를 발표한 직후 미국 언론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벗어나 경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북핵 해법의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평가와 "핵무기 포기는 전혀 시사하지 않았다"는 경계의 시선이 함께 나오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정확한 속내가 불명한 상황에서, 낙관론과 경계론이 교차하는 셈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관건은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들을 포기할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체제 보장 및 경제개발 유인책을 내세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논리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전문가들은 제재 완화를 위해 '핵 프로그램 일시동결'이라는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경제개발의 새로운 지렛대로서 핵무기가 김정은 정권에 자신감을 줬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경제개발에 진지하게 나서겠다는 것이라면 전 세계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덩샤오핑식 개방정책을 모델로 꼽았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NYT에 "일정한 제약 아래서는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반대로 북한이 핵무기 기술을 완벽하게 마무리하지는 못했다는 측면에서는 (실험 중단 자체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과연 김정은 정권이 핵프로그램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겠느냐는 부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강하다"면서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까지 낙관하기는 섣부르지만, 그동안 적대적인 북한 정권이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 측 메시지를 다소 복합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동시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는 없다는 점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설정한 조치들은 재빨리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이 노리는 포지션은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그 비난이 미국에 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릴 킴밸 무기통제협회 이사는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한 것은 매우 중요한 약속"이라며 핵실험 금지조약(NTBT) 같은 구체적인 조치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CNBC 방송은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무기들을 포기하겠다는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CNBC 방송은 "북한 김정은 정권은 지난 2011년 집권한 이후로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성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 미사일들을 포기할 준비가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예비역 중령인 다니엘 데이비스는 CNBC 방송에 "단기간에 한반도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기대감은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리사 콜린스 연구원도 CNBC 방송에 "김정은 정권은 반복적으로 '핵무기가 체제 보장과 생존의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고 헌법에도 '핵'을 명시해놨다"면서 "하룻밤에 기존 입장이 바뀔 것으로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선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선언

블룸버그는 "김정은이 핵을 버리고 경제로 기어를 바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선언에 붙어있는 '부대조건'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발표에는 국제적으로 우호적 환경을 만들어 경제발전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해석했다. 집권 5년 차를 넘어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제를 상승곡선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집권 초기인 2012년 북한 주민에게 한 약속인 '인민이 더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이번 기회를 통해 실행에 옮기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블룸버그는 "김정은은 다른 나라의 도움을 갈구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역제재를 포함해 재정금융과 에너지 부문의 제재도 해제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제재들은 그동안 그가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강행할 때마다 강화돼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1990년대 중반 기근 이후 경제발전에 매진해왔지만, 김정일 집권 당시의 선군정치는 언제나 경제적 자원을 말려버리는 결과로 귀결됐다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남한 스타일의 경제적 성공이 가능할지는 회의론이 있지만 '외자투자' 측면에서 이번 북한의 발표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외자투자는 리스크 평가에서 상환 가능성이 없으면 절대 들어오지 않는 속성이 있으므로 북한이 이런 리스크를 줄이려 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북한은 지정학적 입지 등 여러 면에서 만능패(와일드카드)이자 전초시장(프런티어 마켓)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물류, 매장 광물, 북한의 2천500만 노동력 등에서 경제적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북미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역사적 담판' (PG)
북미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역사적 담판'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사진합성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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