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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극우 바람에…'자유주의 전파' 소로스 자선재단 철수

송고시간2018-04-20 11:25

열린사회재단, 反NGO 입법에 두 손 들고 34년 활동 접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월가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87)가 30여년 간 헝가리에서 벌여온 자유민주주의적 가치 확산 활동이 거센 극우 바람 앞에 가로막혔다.

소로스의 열린사회재단(OSF)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사무실을 오는 8월 31일까지 폐쇄하고 동유럽 활동 본거지를 독일 베를린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언론들이 20일 전했다.

조지 소로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지 소로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단은 공산정권 시절인 1984년 헝가리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약 100명의 직원 중 60%는 헝가리인이다.

재단 측은 앞서 "헝가리 시민사회의 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법안을 둘러싼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단은 날로 강경 보수화하고 있는 헝가리 정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총선에서 압승,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비자유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의 선도자임을 자임하면서 소로스의 비정부기구(NGO) 활동과 대립해왔다.

오르반 총리는 수년간 유럽 내 반이민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 선거 운동 과정에서는 소로스가 헝가리와 유럽에 수백만명의 무슬림 이민자들을 불러들이려는 책략을 선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특히 소로스를 겨냥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의회에 제출된 소위 '스톱 소로스'(Stop Soros)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이번 철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이 법안은 NGO에 대한 외국 기부금에 대해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NGO의 활동은 내무부 승인을 받아야 하며, 만일 이들의 활동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면 NGO 활동이 불허될 수 있다.

소로스가 유럽 여러 나라의 국수주의자나 강경한 반이민 세력으로부터 증오의 표적이 돼 왔으니 어느 나라도 헝가리만큼 심하지는 않다는 게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진단이다.

헝가리에서는 최근 반정부 성향의 언론이 속속 문을 닫는 처지다.

열린사회재단은 지금까지 헝가리에 총 4억 달러(4천300억 원) 이상을 제공해왔으며, 2016년에만 46개 단체에 360만 달러(39억 원)를 기부했다.

재단 측은 유럽 내 다른 사무소를 통해 헝가리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한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지난해 10월 소로스가 열린사회재단에 180억 달러(약 19조 원)를 기부했다며 그가 평생 낸 기부금은 이번을 포함해 320억 달러(약 34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헝가리에서 태어난 유대인인 소로스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일컫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았고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주, 헤지펀드를 설립해 큰 성공을 거뒀다.

헝가리 정부의 반이민 입간판 앞을 지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민[AP=연합뉴스]

헝가리 정부의 반이민 입간판 앞을 지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민[AP=연합뉴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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