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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국 전략무기 전개비용 방위비 협상 대상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미국이 전략자산(무기)의 한반도 전개비용을 우리측에 분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제주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의 2차 회의에서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SMA 규정에 따르면, 주한미군 주둔비 중 우리가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만 쓰게 돼 있다. 한마디로 말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비용 지원'의 성격이다. 미국의 요구가 양국 간 방위비 분담 취지에 어긋나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 정부는 의제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절한 대처다. 미국은 규정에 어긋나는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작은 데서 동맹 간 신뢰에 흠이 갈 수 있어서다.

한반도에 출격 또는 순환배치가 되는 미군의 전략무기는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과 더불어, B-1B 랜서 전략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 F-22·F-35 스텔스 전투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맞선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한반도 지역에 여러 차례 전개됐다. 미군이 독자로 결정한 경우도 있고, 우리 군의 적극적 요청에 따른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협상팀은 전략무기 전개비용 문제를 방위비 분담 협상의 의제로 삼는 데 동의해선 안 된다. 의제로 삼을 경우 실제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이라는 방위비 분담금의 성격 자체가 변할 수 있다.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가 기본적으로 대북 경고용이지만 대중국용인 측면도 있는 만큼, 그 비용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에 포함시키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북한의 공격을 막는다는 한미동맹의 기본 틀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 전략무기의 출격과 순환배치를 우리가 요청한 경우도 있는 만큼, 설사 이 문제를 논의하더라도 SMA와는 다른 협상 틀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문제는 그 비용이 예상외로 엄청나다는 점이다. 군사전문가들은 1회 출격하는데 B-1B는 20억~30억 원, B-2는 6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도 한번 출격에 각각 1억~2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본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은 1회 출격 비용을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그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섣불리 건드릴 사안이 아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만일에 대비해 전략무기 전개비용이 정확히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세밀하게 파악해 놓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실제로 60~70%에 달한다는 방위비 분담률, 10조 원에 이르는 주한미군평택기지 확장 부담액, 엄청난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 등과 같은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의 전반적 기여를 들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운영·유지 비용의 분담 여부도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군 당국은 사드 1개 포대의 운용 유지비용은 연간 20억 원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X밴드 레이더가 성주기지와 같이 종말 모드인 경우엔 285억~449억 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미는 '사드 전개와 운영·유지비용은 미국 측에서 부담하고, 전기와 도로, 부지 제공 등은 한국이 부담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 이후 국방부의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측에서 사드 운영·유지 비용의 일부를 우리측이 부담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외교부와 국방부가 공식 확인은 하지 않았지만, 종전과 달라진 태도를 보여서다. 외교부는 사드 기지가 한국에 세워진 이상 그 기지의 보수·유지는 방위비 분담금 명목에 '군수지원' 파트가 있는 만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하고, 국방부도 공식 입장을 통해 양국이 협의해 분담금 총액이 결정되면 그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팀은 미국 측으로부터 그런 요청을 공식으로 받았는지부터 밝히고, 정부의 입장 변경이 왜 불가피한지를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냥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4/15 1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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