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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극우·반체제 정당 대표, 연정구성 놓고 '동상이몽'

송고시간2018-04-10 05:00

동맹 대표 "우파연합-오성운동 연정 가능성 51%"…오성운동 대표 "어림없어"

마타렐라 대통령, 이번 주 정부구성 협의 2라운드 진행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달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은 탓에 정부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총리 지명권을 쥐고 있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의 주관으로 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 2라운드가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연정 구성을 타진하는 각 정당들의 기싸움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두 정당으로, 연대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 극우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대표는 정부 구성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공방을 주고 받으며 동상이몽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9일 북동부 우디네 인근에서 현지 기업가들과 유권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로서 유일하게 가능성 있는 정부는 우파연합과 오성운동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정부"라며 "우파연합과 오성운동으로 이뤄진 정부가 들어설 확률을 51%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살비니 대표는 그러면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구습의 대명사로 비난하며 그가 포함된 우파연합과는 연대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를 겨냥, "국민이 우리에게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거부와 호불호를 내려놓고 (정부 구성을 위한)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협상을 위해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에게 즉시 만남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 [AFP=연합뉴스]

디 마이오 대표는 그러나 이 같은 살비니 대표의 발언을 즉각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성운동이 베를루스코니와 함께 정부를 꾸릴 가능성은 0%"라는 글을 올려,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성운동은 지난 5년 간 집권 세력인 민주당이나 동맹과는 정책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연대할 수 있으나, 베를루스코니의 FI가 포함된 이상, 우파 연합과는 연대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총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오성운동이나 동맹과는 우리 정당의 정강이 양립할 수 없다"며 "국민의 뜻대로 야당으로 남겠다"고 일찌감치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성운동과 우파연합을 탈퇴한 동맹의 결합이 현재 상황에서 정부 구성이 현실화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가능성으로 꼽히고 있으나, 이 같은 시나리오도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살비니 대표와 베를루스코니 FI 대표는 앞서 8일 우파연합의 또 다른 축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조르지아 멜로니 대표와 밀라노 인근에 있는 베를루스코니의 호화 저택에서 회동, 금주 속개될 정부 구성을 위한 2차 정치권 협의에서는 우파의 각 정당 대표가 따로 따로 대통령을 만난 지난 주와는 달리, 공동 대오를 형성해 대통령과 한꺼번에 만나기로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우파연합의 결속과 단합을 강조하기 위한 이 같은 전략은 살비니 대표가 오성운동과의 연대를 위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버리고, 우파연합을 탈퇴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우파 정당 4개가 손을 잡은 우파연합이 약 37%를 득표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우파연합 일원 가운데 동맹은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총선에서 18%에 육박하는 표를 획득, 관록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를 약 4%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우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단일 정당으로는 오성운동이 32%를 득표, 최대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어느 정치 세력도 과반 득표에는 실패함에 따라, 정부 출범을 위해서는 정당 간 합종연횡이 필수적이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한편,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각 정당 대표들을 불러모아 정부 구성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어떻게 새 정부를 구성할지에 대한 합의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며 이번 주에 다시 면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정부 구성을 위한 2차 협의는 오는 12일이나 13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9일 실린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는 "총선 재실시는 국가 전체적으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낫다"며 유럽연합(EU)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유럽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6월28일 이전에 새 정부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유럽이사회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개혁, 현재 유럽 각국의 난민 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는 더블린 조약 개정 등과 같은 중요한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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