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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력 극우 정치인 "집시, 좀 더 일하고 덜 훔쳐야"

송고시간2018-04-09 18:55

살비니 동맹 대표, '국제 집시의 날' 맞아 집시에 '화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반(反)난민 정서에 편승, 최근 세력을 부쩍 키우며 차기 총리직까지 노리고 있는 극우성향의 이탈리아 유력 정치인이 이번에는 집시에게 화살을 겨눴다.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국제 집시의 날'"이라고 소개하며 "집시 상당 수가 더 많이 일하고, 도둑질을 덜 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자녀들에게 소매치기 방법을 가르치지 말고 학교에 보낸다면 오늘은 축하할 만한 날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살비니 대표는 과거에도 "집권 시 로마 외곽에 위치한 불법 집시 거주 지역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이슬람 난민뿐 아니라 집시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표출해왔다.

집시는 주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비롯한 유럽, 서아시아 등지에 거주하는 유랑민족을 지칭하는 말로, '로마'라고도 불린다. 집시 약 600만명이 유럽에 거주하고 있으며, 나머지 400만∼600만명은 유럽 이외의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살비니 대표가 이끄는 동맹은 5년 전 총선에서는 득표율이 4%선으로 미미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이탈리아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난민에 대한 반감을 등에 업고 18%에 근접한 표를 얻어 약진했다.

정권을 잡으면 불법 난민 60만 명을 모조리 추방할 것이라는 살비니 대표의 공약이 밀려드는 난민으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는 이탈리아 대중에게 먹혀든 결과로 풀이된다.

동맹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등 4개 정당과 손을 잡고 결성한 우파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총 37%를 득표, 32%의 표를 얻어 단일 정당 가운데 최대 정당으로 부상한 오성운동과 정부 구성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우파연합이 차기 정부의 중심 축이 될 경우 동맹이 우파 정당 가운데 최다 득표를 한 만큼 살비니는 총리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이날 살비니 대표의 발언은 난민을 비롯한 사회 주변부의 약자에게 손을 내밀 것을 지속적으로 설파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과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8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다음 주 '자비의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8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다음 주 '자비의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국제 집시의 날'을 계기로 서로 알고자 하는 선의와 상호 존중을 통해 집시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더 커지길 기대한다"며 "이것이 진정한 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는 약 17만 명의 집시가 살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이탈리아 시민권자로 정규 직업과 주거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나, 약 4만 명은 도시 변두리의 집시촌에 살며 열악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권 보장과 연대를 촉구하며 작년 10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현지 집시 공동체 [EPA=연합뉴스]

인권 보장과 연대를 촉구하며 작년 10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현지 집시 공동체 [EPA=연합뉴스]

한편, 오스트리아에 본부를 둔 유럽연합(EU) 인권 감시 기구인 유럽기본권청(FRA)은 '국제 집시의 날'을 앞둔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EU에 거주하는 집시의 80%가 빈곤 위험에 처해있다. 이는 EU 평균 17%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라며 EU가 집시 지원에 좀 더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FRA는 특히 유럽 젊은 집시의 약 63%는 일자리가 없거나, 정규 교육 과정에 편입되지 않은 상태라며, 오히려 팔레스타인, 코트디부아르, 온두라스 등 후진국에 거주하는 집시 젊은이들이 좀 더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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