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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보 엄마·16살 아들, 가족의 의미를 묻다…'당신의 부탁'

송고시간2018-04-08 13:43

'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

[CGV아트하우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2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공부방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32살 효진(임수정 분).

어느 날 그 앞에 남편이 전처 사이에 낳은 16살짜리 아들 종욱(윤찬영)이 나타난다. 종욱은 함께 살던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들어가자, 오갈 데 없어진 처지다. 효진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종욱의 엄마가 돼 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인다.

영화 '당신의 부탁'(이동은 감독)은 효진과 종욱의 어색한 동거를 통해 '가족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법적으로는 모자 관계이지만 생면부지 타인이나 마찬가지인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삐걱거린다.

종욱은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효진을 '아줌마'라 부른다. '엄마 역할이 처음인' 효진 역시 자신만의 규칙을 은연중에 종욱에게 강요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상실감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상처를 주다가 서서히 익숙해지고, 조금씩 의지하게 된다.

'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

[CGV아트하우스 제공]

'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

[CGV아트하우스 제공]

설정만 놓고 보면 일찌감치 고성이 오가고 울음이 터질 법도 한데, 극 중 인물들을 하나같이 감정을 억누른다. 목소리 톤을 높이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쿨하게 받아들인다.

절제된 연기와 군더더기 없는 연출은 의도적인 듯 보인다. 영화는 건조하게 다가오지만, 감정적으로 한 발짝 떨어져서 이들을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엄마가 등장한다. 16살 아들을 키워야 하는 30대 초반 엄마 효진부터 아이를 갓 출산한 효진의 친구, 딸이 자신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며 시도 때도 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친정엄마, 10대의 나이에 덜컥 임신한 뒤 아이를 입양 보낼 생각을 하는 주미, 어린 아들을 두고 떠나온 또 다른 의붓엄마, 너무나 간절히 아이를 원하지만,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엄마까지.

이들을 통해 과연 엄마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가족의 범위는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나아가 요즘 사회에 혈연 중심의 전통적인 가족 관계만 고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등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 작품의 영어 제목도 'mothers(엄마들)'이다.

'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

[CGV아트하우스 제공]

'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

[CGV아트하우스 제공]

하지만 가족의 문턱이 낮아져도 가족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해주고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 그때야 비로소 가족은 완성된다고 영화는 말한다.

엄마 역할에 처음 도전한 임수정은 힘을 뺀 연기로 자신만의 색다른 엄마 캐릭터를 완성했고, 사춘기 아들 종욱 역을 맡은 윤찬영 역시 아빠의 애인이었던 낯선 여자를 엄마로 맞게 된 소년의 고민과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영화 '환절기'에 이어 이 작품이 두 번째 장편인 이동은 감독은 "엄마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지금은 많은 다양한 가족들이 살고 있는데, 가족의 의미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역할을 강요해서 서로 힘든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가족의 문턱을 낮춰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4월 19일 개봉.

'당신의 부탁'
'당신의 부탁'

[CGV아트하우스 제공]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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