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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서 '신성모독 마녀사냥' 기승…전직 대통령 딸 또 고발

송고시간2018-04-08 10:14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과격파들이 신성모독법을 내세워 반대파를 마녀사냥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수호전선(FPI)을 비롯한 과격 무슬림 단체들은 지난 3일 국부(國父)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크마와티 수카르노푸트리(66)를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수크마와티가 지난달 29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패션 관련 행사에서 낭송한 자신의 시 '이부 인도네시아'(어머니 인도네시아)가 이슬람을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2006년 쓰인 것으로 알려진 이 시는 "나는 샤리아(이슬람율법)를 모르지만, 어머니 인도네시아의 전통 머리 모양이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 얼굴 가리개)보다 아름다운 것을 안다"는 구절을 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수크마와티는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조국의 풍성한 문화 전통과 다양성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교도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슬림 과격파들은 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018년 4월 6일 인도네시아 시내에서 무슬림 과격파 6천500여명이 국부(國父)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크마와티 수카르노푸트리(66)를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8년 4월 6일 인도네시아 시내에서 무슬림 과격파 6천500여명이 국부(國父)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크마와티 수카르노푸트리(66)를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들은 "신성모독을 저지른 이에게는 어떠한 자비도 베풀 수 없다"고 밝혔으며, 지난 6일에는 자카르타 시내에서 수크마와티를 즉각 체포하라며 6천500명 규모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억6천만 인구의 87.2%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 분류되지만, 최근들어 원리주의와 종교적 배타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친서민·개혁 정치인인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기성 정치권이 무슬림 과격파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무슬림 과격파들은 올해 지방선거와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조코위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투쟁민주당(PDI-P)에 비이슬람적이란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작년 4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도 조코위 대통령의 측근인 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가 이슬람을 모독했다고 주장해 재선을 저지했고, 수크마와티의 언니이자 투쟁민주당 총재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내세를 부정해 신성모독을 저질렀다며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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