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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SI요원 10명 중 2명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위험수위'"

송고시간2018-04-08 07:45

광주경찰청 노선미 검시조사관 연구…"체계적 예방·관리 필요"

피해자전담 경찰관도 '타인신뢰 하락' 등 '대리외상' 시달려

현장감식하는 과학수사요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장감식하는 과학수사요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참혹한 살인사건 현장과 피해자 시신 등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경찰 과학수사(CSI)요원 가운데 약 2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노선미 검시조사관은 최근 경찰청과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공동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경찰 과학수사요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 영향요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노 조사관은 전국 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과학수사요원과 검시조사관 226명을 대상으로 질문지를 이용해 사건 현장 출동 빈도와 사회적 지지, 회복 탄력성, 외상 후 스트레스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자료 분석 결과, 조사 대상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수준은 평균 13.69(±15.11)점이었으나, 19.9%(45명)는 PTSD 고위험군 기준점인 25점을 넘었다.

고위험군의 외상 후 스트레스 정도는 평균 39.38(±12.47)점으로, 평균 7.30(±6.42)점을 보인 저위험군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타인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 역시 저위험군이 3.75(±0.84)점인 반면 고위험군은 2.98(±0.67)점으로 현저히 낮았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회복탄력성'도 고위험군은 3.40(±0.38)점, 저위험군은 3.76(±0.40점)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외상 후 스트레스의 하위 유형별로는 사건 현장 등 장면이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침습'이 평균 4.00(±4.17)점으로 가장 높은 지수를 나타냈다.

이어 관련 대화 등을 꺼리는 '회피'가 3.93(±5.02)점, '수면장애·정서적 마비' 3.25(±3.23점), 자극에 과민 반응하는 '과각성' 2.51(±3.93)점 등의 순이었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는 '취미생활 몰두'가 30%로 가장 많았고 '동료에게 이야기한다'가 23.4%로 뒤를 이었다. 15.5%는 '술을 마신다'고 답했고 '표현하지 않는다' 또는 '특별한 해소 방법이 없다'는 응답도 10.6%나 됐다.

노 조사관은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의 PTSD 발생을 막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도록 체계적인 예방과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범죄 피해자 보호를 담당하는 피해자전담 경찰관이 면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경험에 영향을 받아 '대리 외상'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서경찰서 류경희 경감은 전국 피해자전담 경찰관 2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44.9%가 자신과 주변인 안전에 대한 불안, 타인에 대한 신뢰 하락, 신체·정신적 소진 등 높은 수준의 대리 외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들은 피해자전담 업무를 맡은 뒤 '딸이 귀가하면서 택시를 탄다고 해도 불안하다', '남자를 믿지 못하겠다', '일상에서 사람을 대할 때 나에게 해코지할까 봐 조심스럽다' 등 심리적 변화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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