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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전 4월9일 '사법사상 암흑의날', 만화로 기록한 그날

인혁당 사건 사형수 8명 이야기 다룬 다큐멘터리 만화 '그해 봄'
43년전 4월9일 '사법사상 암흑의날', 만화로 기록한 그날 - 1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3년 전인 1975년 4월 9일 새벽 4시, 서울 서대문에 있는 서울구치소 사형장에서 사형수 8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전날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이 내려진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 사건', 일명 '인혁당 사건'의 사형수들이었다.

판결 18시간 만에 집행된 사형 집행에는 한 사람당 30분이 걸렸다. 담배 한 대 피우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심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판결 다음 날 반(反) 인권적으로 이뤄진 초고속 사형 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사법자협회'는 4월 9일을 '사법 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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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해 봄'(보리 펴냄)은 우홍선, 김용원, 송상진, 하재완, 이수병, 도예종, 여정남, 서도원 등 인혁당 사형수 8명의 유가족과 선후배들의 증언 토대로 사형수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 흑백만화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만화다.

사형수들은 모두 가장이었고 아버지였고 남편이었고 아들이었다. 평범했던 가정은 아버지, 남편, 아들이 하루아침에 어디론가 끌려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더는 평범할 수 없었다.

수감돼 있는 동안 가족들의 면회는 물론, 편지를 전달하는 일도 허락되지 않았다. 사형이 워낙 비밀리에 집행된 터라 가족들은 다음날 뉴스를 통해 청천벽력같은 사형 소식을 접해야 했다.

가족에게 돌아온 시신은 고문의 흔적 탓에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모습들이었다. 유가족들은 이후에도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고 '빨갱이', '간첩'의 가족들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가족들은 생계를 어찌어찌 이어가며 사형수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수십 년간 노력했다.

그 결과 2005년 12월7일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는 인혁당 사건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조작, 과장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2007년 1월 서울중앙지법은 재심에서 사형당한 8명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32년 만에 진실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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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한국 근현대사의 숨겨진 이야기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온 박건웅 작가가 그렸다.

그는 "그동안 여러 작업을 하면서 내가 늘 궁금했던 것은 거대한 국가 권력의 폭력 앞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닌 침묵하는 다수의 방관자였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이어 "이 만화는 박근혜 정부의 시작과 끝 사이에 진행된 작품이어서 나로서도 많은 의미가 있다"면서 "어느 날 불쑥 또다시 우리에게 찾아왔던 '유신'의 추억을 돌이켜보며 더는 침묵하는 방관자로 살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388쪽. 2만2천원.

zitro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4/08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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