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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메콩강상류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하류 캄보디아 농민 '신음'

송고시간2018-04-01 16:44

비옥한 농토 잃고 강제로 이주 당하고…삶의 터전은 짓밟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동남아의 젖줄인 메콩 강 상류에 대규모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면서 하류 지역 국가 농민의 삶이 고통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6차 메콩 강 경제권(GMS) 비즈니스 서밋에서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 등 5개국 정부 대표들은 총 660억 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227개 프로젝트 추진에 합의했다.

이러한 대규모 개발사업은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하나로 중국의 자본을 얻어 경제 개발에 나서려는 동남아 국가들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

특히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산업화가 더딘 캄보디아는 중국의 투자를 받아 대규모 수력발전 댐을 건설,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민의 전기료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중국의 자본이 투입돼 메콩 강 지류에 건설되는 총 사업비 8억1천600만 달러(약 8천700억원), 예상 생산전력 400㎿의 LS2(Lower Sesan 2) 댐이다.

LS2 댐이 건설되는 메콩 강은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해 중국과 동남아 5개국을 가로질러 흐르면서 하류 지역 6천만 명이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된다.

중국은 1995년 란찬 강(메콩 강 상류)에 첫 댐을 건설한 후 7개의 수력발전용 댐을 추가로 건설했으며,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메콩 강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지역에 무려 41개의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라오스 사야부리 댐 건설 반대 시위
라오스 사야부리 댐 건설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문제는 이러한 동시다발적 댐 건설이 해당 지역의 환경과 거주민의 삶을 희생시킨다는 점이다.

캄보디아 농민인 스레이 리 빅 씨는 "메콩 강에서 풍부한 퇴적물이 흘러내러 와 우리가 농사를 짓던 토지는 비옥하기 짝이 없었다"며 "하지만 댐 건설로 우리 가족은 고향 땅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했으며, 다시는 이전과 같은 삶을 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댐 건설로 이주해야 하는 다른 캄보디아 농민인 코라 시타 씨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나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처지에 놓인 이주민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메콩 강 일대에서 추진되는 댐 프로젝트의 수로 미뤄볼 때 그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민의 거센 반발과 환경 오염 우려 등으로 인해 중국이 투자한 댐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는 2011년 사업비 36억 달러(약 3조8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댐 프로젝트를 보류한다고 밝혔으며, 동남아에서 가장 친중국 성향을 띠는 캄보디아도 2015년 남서부 지역의 수력발전 댐 프로젝트를 유보했다.

전문가들은 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중국 기업의 동남아 문화에 대한 무지가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글로벌환경연구소의 런펑 연구원은 "유럽이나 일본 기업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투자 대상국의 정부와 지역민 모두를 고려하는 시각을 갖지 못한다"며 이는 정부 주도로 모든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는 중국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 연구원은 "중국과 달리 동남아 국가에서 정부는 유일한 정책 결정자가 아니다"며 "지역민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정부와만 밀착해 모든 일을 해결하려고 할 때, 해당 프로젝트는 더 많은 난관과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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