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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핵없는 세상' 주창 오바마에 '핵보유 계속해야' 딴지"

송고시간2018-04-01 11:23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딴지를 걸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2009년 2월 이케바 다케오(秋葉剛男) 당시 주미 일본대사관 공사(현 외무성 사무차관) 등이 '미국의 전략태세에 관한 미 의회 자문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미국 의회 자문위원회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좌장을 맡은 곳이다.

오바마 노벨 평화상 수상
오바마 노벨 평화상 수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수상식에서 토르비에르 야글란 노벨 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일본 측 인사들은 당시 회합에서 궁극적인 목표로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지한다면서도 미국이 일본을 지키는 '확대억지'는 계속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은 미국의 핵을 포함한 억지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을 논의할 때 중국의 핵확장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사전에 일본과 상담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들은 "미국이 실전 배치한 전략핵의 일방적인 감축은 일본의 안전보장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유일한 전쟁 피폭국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일본이 핵 군축이 아닌 핵억지 유지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시 미국 의회와 정부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퍼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주제로 연설한 다음 전 세계 정상들을 초청한 가운데 핵안보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등 집권 내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은 핵무기 폐기 촉구 결의안을 매년 유엔에 제출하면서도 정작 작년 유엔총회를 통과한 핵무기금지협약에는 동참하지 않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런 이중성을 가진 일본의 피폭지 히로시마(廣島)를 지난 2016년 8월 방문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연설했다.

히로시마서 원폭 생존자와 만난 오바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히로시마서 원폭 생존자와 만난 오바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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