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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밝힌 다스 30년사…MB 설립부터 아들 사업승계 추진까지

현대건설 대표 시절 '독점수주 업체' 제안받아 설립…시작부터 차명보유
측근 내세워 인사·운영 장악…의혹 제기되자 '증거인멸·허위진술' 지시
아들 이시형씨에 점차 실권 넘어가…검찰 "경영승계에 이 전 대통령 관여" 판단
[MB소환] 피곤한 기색의 MB
[MB소환] 피곤한 기색의 MB(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2018.3.15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방현덕 기자 = 10년 넘도록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던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에 검찰이 '처음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것이었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다스의 설립부터 인사, 경영 등 모든 의사결정을 이 전 대통령이 내렸고, 이후 아들인 시형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려고 했다는 것이 우여곡절 끝에 나온 검찰의 판단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여전히 "다스는 큰형 이상은씨의 소유로 나와 무관하며, 차명재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향후 재판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설립한 이후 줄곧 차명보유 상태로 회사를 운영해왔다고 결론 내리고, 그 근거를 19일 청구한 구속영장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MB 다스 실소유주 의혹 (PG)
MB 다스 실소유주 의혹 (PG)[제작 최자윤, 조혜인] 일러스트

◇ 정세영 현대차 회장 제안받아 설립…자본금 모두 MB 돈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대표이던 1985년께 현대자동차 정세영 회장이 그간의 공로를 보상해주기 위해 현대차로부터 물량을 독점 수주하는 하청업체를 설립하도록 제안해 만든 것이 다스(설립 당시 ㈜대부기공)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안에 따라 현대건설 관리부장이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에게 회사 설립을 지시했고, 일본 후지기공과 합작해 1987년 다스가 설립됐다. 후지기공 지분 34%를 제외한 나머지 자본금 3억9천600만원을 이 전 대통령이 댔다.

이 전 대통령은 아직 현대건설 대표직을 떠나지 않았던 때라 처남 김재정씨를 주주로 등록했다. '다스 차명보유'의 30년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는 1995년 다스에 19억8천만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또 다른 차명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증자 대금은 이 전 대통령이 차명 보유했던 도곡동 땅 매각금 263억원으로 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이상은씨와 김재정씨가 도곡동 땅의 명목상 소유주였기에 이상은씨도 다스의 차명주주가 됐다.

이후 후지기공과 합자관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이상은(47.26%)·김재정(48.99%)씨와 이 전 대통령의 친구 김창대(4.20%)씨 등으로 지분이 나뉘었다.

김재정씨가 보유한 지분은 김씨 사망 이후 상속세를 물납하려는 과정에서 김씨 아내 권영미(23.60%)씨와 청계재단(5.03%), 기획재정부(19.91%)로 소유권이 갈라졌다.

결국 기재부 소유분을 제외한 80.09%의 지분은 여전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명 소유라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30년간 다스의 인사와 경영은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 좌지우지했으며 회삿돈 역시 사금고처럼 이용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경영 장악은 측근들을 대거 다스 임직원에 기용하는 방식을 썼다. 현대건설 출신인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외곽단체 대표이던 강경호 전 사장, 청와대 총무비서관 출신 신학수 감사 등이 다스에 입사했다.

측근들은 이 전 대통령에게 자금운용 상황부터 임직원 인사·급여, 설비투자, 외주업체 선정, 해외지점 설립 등 경영 사항을 보고하고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스 주주총회에는 강경호 전 사장과 조카 이동형씨,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이 차명주주의 대리인으로 참여해 '거수기'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다스에서 실현된 이익과 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은 이 전 대통령의 생활비와 정치활동 자금으로 쓰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21시간 피의자 조사 후 귀가
이명박 전 대통령, 21시간 피의자 조사 후 귀가[MB소환] 장시간 조사 마친 이명박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3.15
kane@yna.co.kr

◇ '사금고'처럼 다스 사용…검찰 수사에 조직적 대응도

이 전 대통령의 든든한 '밑천'인 다스는 '아킬레스건'이기도 했다. 현행법을 어긴 경영 행태가 '정치인 이명박'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실소유 의혹에 휩싸일 때마다 측근들에게 증거인멸과 허위진술을 시키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피해간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론조사 비용을 다스 법인자금으로 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자 다스 직원에게 '이상은 회장이 개인적인 관심으로 한 일'이라고 증언하도록 한 것이 시작이었다.

2007년 대선을 전후해 도곡동 땅과 다스 차명보유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검찰과 특검 수사가 이어지자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을 불러모아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열며 조직적으로 허위진술을 하도록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정·이상은씨가 도곡동 땅과 다스의 주인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무관하다' 등 측근들이 최근에서야 검찰에서 "거짓 진술이었다"고 자백한 주장들은 이 대책회의에서 기획됐다.

검찰은 다스 임직원들이 검사 역할을 하는 변호사 앞에서 거짓 답변을 해 보는 방식으로 '예행연습'을 하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료를 폐기한 정황도 파악했다.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자 이 전 대통령이 횡령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 등을 해고하고 매제인 김진 부사장과 조카인 이동형씨 등 친족을 경영 전면에 내세워 '보안'을 꾀한 정황도 검찰은 확인했다.

검찰과 특검 수사망을 피한 이 전 대통령은 의혹을 뒤로하고 2008년 제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이명박 당선인의 여러 의혹을 수사해 온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21일 오전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08.2.21
jeong@yna.co.kr

◇ '쾌속 승진' 이시형씨의 다스 장악…승계 계획도 준비

이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에도 다스 경영은 중요한 현안이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른 차명주주들 몰래 다스를 아들 시형씨에게 물려주기 위해 다양한 지시를 한 정황도 포착했다.

2010년 8월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다스에 입사한 시형씨는 기획팀장, 기획실장을 거쳐 2015년 1월 기획본부장(전무이사)에 오르며 고속 승진했다. 다스에서의 경영 장악력도 점점 커졌다.

다스는 2011년 초부터 위임전결규정 등을 개정해 시형씨가 해외법인과 관련한 모든 사항과 1천만원 이상의 모든 투자·경비 집행 결재를 맡도록 했다. 또 대표이사에게 올라가는 모든 품의나 보고에 대해 합의하는 권한도 시형씨에게 줬다.

시형씨는 2016년 12월부터 차례로 다스의 중국법인 4곳의 대표이사에 임명되기도 했다.

구체적인 경영 승계방안도 검토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10년 강경호 다스 사장이 외국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부터 지배구조 개편안을 컨설팅받아 시형씨에게 보고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상은 회장의 지분 중 절반가량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양도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시형씨가 취득·행사함으로써 약 13%의 지분을 취득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노출할 우려가 있어 실행되지 못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경영승계 정황은 2011년에 작성된 'PPP(Post President Plan) 기획(案)' 문건에도 나온다.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 문건에는 이상은 회장이 보유한 다스 지분 중 5%를 시형씨에게 상속·증여토록 하고, 5%를 청계재단에 출연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중앙지검 나서는 이시형 전무
중앙지검 나서는 이시형 전무(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다스 실소유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40) 다스 전무가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소환돼 16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26일 새벽 귀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무를 상대로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경영비리 정황과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2.26
mtkht@yna.co.kr

검찰은 이런 방안이 검토되는 과정 역시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에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형씨가 75%의 지분을 가진 다스 관계사 에스엠을 통해 자동차 부품업체 다온을 인수하자, 누적된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가 된 다온을 다스가 지원해준 정황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다온은 2016∼2017년 다스로부터 약 108억원, 다스 관계사 금강으로부터 약 16억원을 대여받았다. 다스 납품단가를 15% 인상 받는 특혜도 누렸다.

이 과정에서 다스의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이병모 청계재단 국장이 나서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이 40억원을 대여하도록 하기도 했다.

시형씨는 최근 검찰 수사가 자신을 향하자 일방적으로 다스의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며 "조직도에서 지워달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3/20 16: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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