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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 국회나와라"…日아베부인 정조준한 사학스캔들 점입가경

문제사학 모리토모학원서 교장 역임…가고이케 전 이사장과 '친분'
총리관저 문서조작 관여설도…아베 대안 모색 자민당 움직임 '활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각을 둘러싼 사학스캔들이 일본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씨에 대한 국회 소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15일 일본 정계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등 일본의 6개 야당은 재무성이 문서조작을 인정한 뒤 아키에씨의 국회 '환문(喚問)'을 요구하며 국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쓰지모토 기요미(십<于 대신 十이 들어간 迂>元淸美)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국대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여당이 증인 초치(招致)를 결정한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장관 뿐 아니라 아키에 씨로부터도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쿠타케 이지(穀田惠二) 공산당 국대위원장도 "문서 조작 문제의 본질은 아베 총리와 아키에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親)여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의회의 엔도 다카시(遠藤敬) 국대위원장도 "사가와 전 국세청장관의 초치에도 어둠이 더 깊어지면, 아키에 씨의 환문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 부부를 흔드는 사학스캔들은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감정가인 9억3천400만엔(약 93억원)보다 8억엔이나 싼 1억3천400만엔(약 13억3천만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 부부가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아키에 씨는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의 명예원장을 맡아 유치원생들 앞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고, 이 재단이 구입한 국유지로 설립하려한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역임한 적도 있어 의혹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 때문에 사학스캔들은 '아키에스캔들'로도 불린다.

아키에 씨의 이름은 일본 재무성이 삭제했다고 인정한 문서에도 등장한다. 아키에씨가 문제의 국유지를 보고 "좋은 토지이니까 진행해주세요"라고 말했다는 모리토모학원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전 이사장의 발언이 삭제됐다.

日 아키에·아베 스캔들 핵심 가고이케 이사장
日 아키에·아베 스캔들 핵심 가고이케 이사장(오사카 교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오사카 초등학교 부지 헐값 매입의 당사자인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이 지난 16일 오사카(大阪)시에서 승용차에 탄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극우 인사 가고이케 이사장은 일본 정국을 흔들고 있는 '아키에 스캔들'의 핵심에 있는 인물이다. 2017.3.18
bkkim@yna.co.kr

가고이케 전 이사장은 아키에씨로부터 아베 총리 명의로 100만엔(약 996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며 친분을 과시했고,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 원생들은 운동회에서 "아베총리 힘내라, 안보법제통과 잘됐다"라고 제창하기도 했다.

일본 국회의 소환은 참고인을 대상으로 하는 '초치'와 사실 확인을 위해 당사자를 불러들이는 '환문(喚問)'으로 나뉜다.

환문에서 위증하면 위증죄(3개월~10년의 징역형)를 물을 수 있다.

아키에씨는 환문 요구에 대해 자신이 공인이 아닌 일반인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국회에 환문을 받은 사람의 84.4%는 공인이 아닌 일반인이었다.

정치권의 아키에씨에 대한 환문 요구는, 그가 야당을 비판한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 거세지고 있다. 아키에 씨는 지난 1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야당의 바보같은 질문만 있어서 남편분(아베 총리)은 매일 힘드시겠네요"라고 적은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침통한 표정의 아베
침통한 표정의 아베(도쿄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ymarshal@yna.co.kr

아베 정권은 재무성의 문서조작을 '공무원의 비위'로 치부하면서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지만, 사학스캔들은 이미 아키에씨와 아베 총리 등 정권의 핵심으로 번져가고 있다.

전날에는 국토교통성이 재무성의 문서조작 사실을 지난 5일 총리관저에 보고했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아베 정권 인사들은 '조사 중'이라며 조작 여부를 얼버무렸지만 실제로는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문서조작에 총리관저도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 부부와 총리 관저가 사학스캔들의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 자민당 내에서는 오는 9월 아베 총리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대안을 모색하는 파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의원수 55명을 가지고 있는 누카가(額賀)파에서는 아베 총리에 우호적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이 전날 정식으로 사임을 결정했고, 의원수 12명의 이시하라(石川)파 최고고문인 야마자키 타쿠(山崎拓) 전 부총리는 유력 포스트 아베 주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바파(의원수 20명)의 모임에서 아베 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헐값매각' 파문 확산 진원지인 日 오사카 초등학교
'헐값매각' 파문 확산 진원지인 日 오사카 초등학교(오사카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씨가 연관돼 논란을 부른 '국유지 헐값 매각' 파문의 진원지인 오사카(大阪)의 한 초등학교 공사 현장.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학원은 일본 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엔(약 13억4천만원)에 이 학교 터를 매입했고, 이 과정에서 재단측이 여권측에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017.3.3 choinal@yna.co.kr

bk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3/15 11: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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