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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건너뛰고 권한 줄이고…마크롱의 권력집중에 우려 팽배

의회 수정안 제출권 제한 추진…의원 3연임 제한과 정원축소는 대선 공약
新보나파르트주의 비판 일어…'신속한 개혁 열망에 부응' 반론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를 추진하며 의회를 계속 배제하는데 이어 의회의 권한축소까지 추진하자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선출된 의원들을 건너 뛰고 관료조직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통치스타일이 대통령의 권력집중을 가속화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장 최근 의회의 반발을 산 것은 정부가 내놓은 의원의 수정안 제출권 축소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 입법안이다.

법안수정 권한인 이른바 '수정안 제출권'을 원내 의석수에 따라 정당별로 차등배분하겠다는 것이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구상은 경제장관 재임 때부터 다듬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5년 정부가 마련한 경제활력 제고 법안이 상정된 지 412시간이 지난 뒤에야 심의에 들어가 원내에서 2천329번이나 수정안이 제출된 것을 경제장관으로서 답답한 심정으로 지켜본 일이 있다.

야당들은 수정안 제출권 축소 추진에 "다원주의에 대한 공격이다. 소수정당의 입지를 크게 축소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원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7일에는 농민 퇴직연금을 활성화하려는 좌파 야당의 법안을 정부의 헌법권한을 이용해 저지시켜 야당들의 분노를 샀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대선 공약인 의원(상·하 양원) 정원 3분의 1 감축, 국회의원과 광역지자체 단체장의 3연임 제한, 비례대표제 도입 등 대대적인 정치개혁도 추진 중이다.

작년 7월 상하원 합동연설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작년 7월 상하원 합동연설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다 작년 노동시장 유연화 구상을 법률명령이라는 우회로로 관철한 프랑스 정부는 이번에는 국철(SNCF) 임직원의 복지혜택 축소 등 철도개혁을 이런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선언, 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법률명령은 의회의 정규심의를 거치는 법률 제·개정과 달리 대통령의 위임입법 형식으로 마련돼 공포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며, 의회의 사후승인만 거치면 법률과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

상·하원의 심의를 크게 단축해 국정과제를 신속처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국가적 긴급과제가 아니면 잘 쓰지 않는 방식이다.

이처럼 의회를 건너뛰거나 그 권한을 줄이고 기능을 무력화하는 방식은 마크롱의 의회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마크롱은 서른아홉의 젊은 나이에 대권을 거머쥐기 전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내각의 경제장관으로 재임했을 뿐 선출직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에도 의회가 지나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곧잘 비판했다. 상·하원을 합쳐 1천여 명에 달하는 프랑스 의원들이 기득권에 안주해 국민 여론과 괴리된 채 탁상공론에 몰두한다는 식의 인식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특히, 그는 취임한 지 갓 한 달이 지난 작년 7월 초 상·하원 전체의원들을 소집해 합동연설을 통해 정치개혁 구상과 개헌 구상을 천명한 적이 있다. 프랑스 대통령이 양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국가적 비상상황이 아니고서는 거의 없어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상·하원 의사당이 있는 파리 시내에서 꽤 떨어진 절대왕정 시기의 궁전(베르사유 궁)에 모인 1천여 명의 양원 의원들은 대통령으로부터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는 '수모'를 톡톡히 겪어야 했다.

이런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에 대한 견제에 대해 야당들은 행정부가 의회를 상대로 확고한 우위를 점해 권력을 대통령으로 집중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제1야당인 공화당의 하원 원내대표 크리스티앙 자콥 의원은 "그에게 이상적인 세계는 의회가 없는 곳"이라며 "의회를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대통령이 이제는 의회 없이 5∼6명의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의 힘으로만 통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일부에서는 마크롱의 행보를 나폴레옹에 비유한다. 정치컨설턴트 스테판 로제는 르몽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민과 정치의 매개체인 의회의 역할을 해치면서까지 엘리제 궁에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면서 "마크롱주의는 신(新)보나파르트주의"라고 비판했다. 보나파르트주의는 나폴레옹식의 독재정치를 뜻한다.

하지만 마크롱의 정치개혁 구상은 전반적으로 프랑스 정치권의 구습과 비효율을 혁파하고 개혁과제를 신속히 추진하는 국민 여론에 부응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브리쉬 텡튀리에 대표는 "대통령은 질서를 세우고 나라를 효율적이고 신속히 개혁해야 한다는 관념에 기대고 있다. 많은 유권자가 의회의 토론은 좋은 것이지만 행동(개혁)하는 것은 더 좋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작년 7월 상하원 합동연설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작년 7월 상하원 합동연설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EPA=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4/02/27 16: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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