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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성동·STX조선 고강도 구조조정, 늦었지만 당연하다

(서울=연합뉴스) 경영난에 빠진 두 중견 조선소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됐다. 성동조선해양은 곧바로 법정관리(법원에 의한 회생 절차)가 결정됐다.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노력과 사업개편을 전제로 자력 생존의 기회를 주되, 한 달 내로 자구노력에 대한 노사합의가 없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했다. 정부는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두 조선소에 관한 외부 컨설팅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첫 기업 구조조정에서, 회생 가능성이 낮은 업체에는 나랏돈을 신규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주채권 은행인 수출입은행의 재무실사·컨설팅 결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고 산업적 대안도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기업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의 3배를 넘고, 올 2분기 중 유동성 부족으로 부도가 날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4월 시작된 자율협약(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8년 만에 끝내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법원이 사업규모 축소, 대규모 자산매각 등을 통해 회생을 추진할 수는 있다. 그러나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파산을 결정하는 게 상례다. STX조선도 컨설팅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관리 아래 고정비 감축·자산매각·유동성 부담 자체 해소 등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진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고부가 가치 가스선 수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다만, STX조선이 다음 달 9일까지 컨설팅 결과 이상의 자구계획과 사업재편에 관한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STX조선은 이미 한차례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고, 자력 생존 기반도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두 기업이 모두 파산하면 2천6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채권단은 조선업 침체가 시작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성동조선(4조 원)과 STX조선(6조 원)에 10조 원의 공적자금을 수혈했다. 하지만 결과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래도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 원칙'에서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과 금융 및 산업 논리를 두루 살피겠다면서 이들 두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올해 초로 미뤘다. 그런데 '좀비 기업'의 구조조정을 늦추고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여론이 일자 이번에 원칙적 대응을 선택한 것 같다. 부실기업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평가할 만하다. 아울러 이런 방침이 경영난에 빠져 있는 한국GM, 금호타이어 등의 구조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물론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경제 악화 여론과 노조 반발 등은 정부에도 부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이번에 세운 원칙에서 흔들리면 안 된다. 8년이나 끈 조선업 구조조정이 지금까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게 다 과거 정부의 무원칙한 대응으로 빚어진 결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3/08 20: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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