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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부끄러운 일 안했다" 주장…최영미 "내 말과 글 사실"(종합)

영국출판사 통해 첫 해명…"집필 계속할 것"
최영미 "성폭력 조사 기구 출범하면 상세히 밝힐 것"
고은
고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서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임미나 기자 = 고은 시인이 영국의 출판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글쓰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그가 구체적으로 자신을 변호한 내용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최영미 시인은 자신이 괴물에 대해 한 말과 글은 사실이라며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기구가 출범하면 나가서 상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고은의 작품을 영어권에 번역해 출판해온 영국의 출판사 블러드액스(Bloodaxe)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일간지 가디언에 고은이 전해온 입장을 밝혔다.

고은은 블러드액스의 닐 애스틀리 편집자를 통해 "최근 의혹들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은 유감스럽다. 내 행동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고통에 대해서도 이미 유감을 표했다"면서도 자신에게 제기된 성 추문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한국에서 나는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사실과 맥락이 바로 전달되지 않을 외국의 친구들에게 확언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은 이어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추행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한 사람으로서, 시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며 집필을 계속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블러드액스 출판사가 고은의 문학을 여전히 지지한다는 입장도 소개했다.

이 출판사의 애스틀리 편집자는 고은이 지난달 종양으로 입원했다면서 "현재 회복 중이지만, 수술과 자신에게 제기된 추문으로 많이 허약해진 상태"라고 전한 뒤 그의 성 추문 의혹에 대해선 "사실로 증명된 광범위한 잘못이 있다는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주장에 기초했고, 입증되지 않은 다른 발언들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출판사는 "우리는 한국에서 이미 지워지고 있는 고은의 문학적 유산과 함께할 것이지만, 의혹이 제기된 잘못들을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사실이 지난달 초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최 시인은 직접 방송 뉴스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고, 최근 한 일간지에는 그가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해당 술집 주인이었다는 여성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고은 시인은 최 시인의 첫 폭로 이후 국내 한 일간지에 '후배 문인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을 뿐, 이후 현재까지 국내 다른 매체와는 일절 접촉하지 않았다.

최 시인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고은 시인의 성명 내용을 의식한 듯 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괴물에 대해 매체를 통해 한 말과 글은 사실입니다. 나중에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기구가 출범하면 나가서 상세히 밝히겠습니다"라고 썼다.

시인 고은, '만인의 방' 전시공간 가림막으로 차단
시인 고은, '만인의 방' 전시공간 가림막으로 차단(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지난달 28일 오전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시인 고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서울도서관 '만인의 방'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서울도서관은 만인의 방을 철거하기로 하고 완전하게 철거되기 전 시민들의 관람과 접근을 막기 위해 가림막과 안전선을 설치했다.

yonglae@yna.co.kr mi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3/04 18: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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