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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日정부, 문 대통령 과거사 반성 촉구 무겁게 받아들여야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99주년 기념사를 통해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며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또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해선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면서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보편적 양심으로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마주하라고 촉구했다. 진정한 사과 없이 추악한 과거를 덮으려고만 하는 일본 정부의 모르쇠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뻔뻔함을 정면으로 강도 높게 질타한 것이다.

일본은 문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즉각 유감을 표명하며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한일 (정부 간)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일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외교 루트를 통해 우리 측에 항의했다고도 했다. 일본 측은 자신들은 할 일을 모두 했으니 한국도 약속을 이행하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위안부 합의는 현 정부가 검토한 결과, 중대한 흠결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일본에 유리한 이면 합의까지 있었다고 한다. 정부는 국가 신인도를 고려해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대신 일본 측에 "국제보편 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존엄의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본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유엔인권이사회 총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자 "해결이 끝난 문제"라며 반발했다고 한다. 아무리 정부 간 합의라고 해도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가 없었던 것이 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일본 정부를 가해자로 규정하면서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지난달 27일 열린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콘퍼런스에서는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 윈난 성 텅충에서 미·중 연합군이 찍은 19초 분량의 이 영상은 학살된 위안부 시신이 한꺼번에 버려진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일제의 위안부 범죄가 끝난 것이 아니라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점을 웅변하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점점 더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도쿄 도심의 히비야 공원 내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설 전시관을 열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에 더해 독도까지 자기네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담은 자료들을 모아놓았다. 개관식에는 에사키 데쓰마 영토문제담당상이 참석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는 1905년 2월 선포된 '시마네 현 고시 제40호'다. '주인이 없는 땅이던 독도를 다케시마로 칭하고 정식으로 일본 영토에 편입시켰다'고 돼 있다. 일제가 우리 국권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지적대로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공조해야 할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 안보적 필요성에도 문 대통령이 일본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위안부 합의와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한일 관계가 한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답게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 기념식은 처음으로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거행됐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뜻깊은 곳이다. 문 대통령은 검은 두루마기 차림으로 만세 행진에 참여했다. 독립문 앞에서 시민들과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도 했다. 행사 하나하나에 이전 정부 때와는 다른 강한 대일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일본 정부는 3·1절이나 광복절에 으레 나오는 과거사 반성 촉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와 국민의 결의가 오롯이 담긴 요구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6 1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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