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년전 스페인 동굴벽화 네안데르탈인이 그렸다
송고시간2018-02-23 10:37
국제연구진, 동위원소로 연대측정결과
11만년 전 조개 공예품도 네안데르탈인 작품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보다 전에 살던 네안데르탈인(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들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공예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대 추정법으로 밝혀졌다.
이는 네안데르탈인들이 예술적 안목과 상상력과 채색 기법을 발휘해 미술품을 제작했으며 상징을 이해하고 사용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금으로부터 11만5천∼12만년 전의 것으로 우라늄-토륨 연대측정 결과가 나온 구멍 뚫린 조개 공예품.
[사이언스 제공/CREDIT: J. Zilhao]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소속 더크 호프만 박사, 영국 사우스햄튼대 고고학과 소속 크리스 스탠디시 박사, 앨리스테어 파이크 교수 등은 스페인 동굴 3곳에서 발견된 벽화들에서 시료를 채취해 최신 우라늄-토륨 동위원소 분석 기법으로 연대를 측정한 결과를 유력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23일자로 실었다.
이 벽화들은 검정과 빨강 물감으로 그려졌으며, 세월이 오래 흐르면서 색이 바래고 물감이 떨어져 나가기는 했으나 식별이 가능하다.
그 결과 이 동굴 벽화들은 최소 6만4천800년 전부터 그려졌던 것으로 추정됐다.
현생 인류가 유럽에 나타난 것은 4만∼4만5천년 전이므로, 이 벽화들을 그린 이들은 당시 유럽에 살던 유일한 영장류인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얘기가 된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40만년 전에 나타나 약 4만년 전에 사라졌다.
그 전에도 네안데르탈인이 예술품을 제작했다는 학설은 논문으로 종종 나왔으나, 이번 연구는 연대 측정 방식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인 사례여서 주목된다고 이 저널을 발간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설명했다.
호프만 등 논문 저자들은 AAAS가 발간하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다른 스페인 동굴에서 발견된 조개 공예품들의 연대 측정 결과 약 11만5천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는 논문도 실었다.
이 때부터 네안데르탈인들이 조개에 구멍을 뚫고 빨강과 노랑 물감을 칠해 공예품을 만들고 있었다는 얘기다.
논문 저자들은 "네안데르탈인들이 초기 현생인류와 마찬가지로 상징을 이해하는 사고력이 있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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