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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동해선 철도, 동쪽 바다 품고 달린다

1단계 포항~영덕 44.1㎞ 구간 올 1월부터 운행 시작
월포역 인근을 지나는 동해선 열차 [사진/임귀주 기자]
월포역 인근을 지나는 동해선 열차 [사진/임귀주 기자]

(포항·영덕=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포항역 5번 승차장. 바다처럼 푸른 빛깔로 래핑한 세 량짜리 무궁화호 열차가 멈춰 서 있다. 열차 정면에는 태양과 달을 모티브로 빛과 희망을 상징하는 포항의 캐릭터 '연오' '세오'의 깜찍한 그림과 함께 '한반도 최동단의 숨결, 포항'이란 문구가 담겨 있다. 측면에는 '포항국제불빛축제' '영덕 둘레길' 등 지역 축제와 명소를 홍보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영덕을 주제로 래핑한 열차에서는 대게 그림을 볼 수 있다. 단 3량짜리 조그만 열차여서인지 장난감 기차를 보는 듯하다. 편도 한 번에 161명이 이용할 수 있다. 기차에 오르자 내부에도 포항과 영덕의 명소를 담은 그림이 가득하다.

1호 칸과 2호 칸 사이에는 '미니 카페'가 있다. 비록 자동판매기에서 커피와 차, 음료, 물 정도를 살 수 있는 정도지만 바깥 경치가 보이는 창가에는 의자도 마련돼 있다.

등산복이나 간편한 차림의 승객이 하나둘 기차에 오르고 이내 디젤 엔진의 귀에 익은 기관차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서서히 북쪽을 향해 움직인다.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동해선 열차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동해선 열차

포항 시내를 빠져나가자 양옆으로 누런 빛깔의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이내 오른쪽 차창 밖으로 멀리에서 바다의 조각이 시야에 들어온다. 어두운 터널을 몇 개 통과해 도착한 곳은 월포역. 이곳에서는 바다가 손에 잡힐 듯하다. 한낮의 환한 햇살 아래서 푸른 바다의 수면이 은빛으로 반짝거린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승객들은 창밖으로 스쳐 가는 서정적인 풍광에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객차 한쪽에서는 중년의 두 부부가 마주 앉아 옛적 기차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찐 달걀과 김밥을 먹고 있다. 창원에서 포항에 있는 친구 부부를 찾아와 함께 영덕 여행길에 오른 안병증(59) 씨는 "동해선 철도 개통 소식을 듣고 30년 만에 기차여행을 하게 됐는데 구간이 짧아 아쉽기는 하지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동해선 철도는 경북 포항과 강원도 삼척을 잇는 길이 165.8㎞의 철로를 말한다. 지난 1월 1단계로 개통한 포항~영덕 간 44.1㎞ 구간은 경북의 동해안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유사 이래 최초의 철도로 포항~월포~장사~강구~영덕 구간을 하루 7차례 왕복 운행한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소요시간은 34분으로 자동차나 버스를 탈 때보다 20~30분 단축됐다.

포항역에서 KTX로 환승할 수 있고, 대구선, 동해남부선 열차도 탈 수 있어 경북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충청, 경남에서도 접근이 쉬워졌다. 동해선 철도 전 구간은 2020년 개통될 예정이다.

음료 자동판매기가 설치된 미니 카페
음료 자동판매기가 설치된 미니 카페

◇ 경북 동해안 가로지르는 첫 번째 열차길

속초부터 강릉, 동해, 삼척까지 이어지는 강원도 대표 관광지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 산업도시이자 관광도시인 포항 등 동해안의 다른 지역은 오래전부터 고속도로나 철로가 잇고 있었지만 유독 경북 동해안에는 고속도로나 철로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국도가 아니면 닿을 수 없는 오지 같은 곳이었다. 수도권에서 가장 먼 여행지도 단연 이곳이었다. 이곳 주민이나 국내 여행자들이 동해선 철도 개통을 반기는 이유다.

동해선 철도는 일제강점기에 건설 계획이 수립돼 1940년 공사가 처음 시작됐다. 하지만 일제의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며 중단됐다. 동해선 철도는 처음 부설 계획이 세워진 지 80여 년이 지나서야 첫 구간 연결 공사가 완료된 셈이다.

박윤환 영덕역장은 "동해선 철도 개통으로 포항을 생활권으로 하는 영덕 주민의 생활이 편리해진 것은 물론 영덕에서 서울까지 소요시간이 5시간에서 3시간 정도로 짧아져 타 지역 사람들이 관광명소가 많은 경북 동해안을 쉽게 오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동해선 철도가 삼척까지 이어지고 언젠가 남북이 통일되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열차로 갈 수 있게 된다"며 "이번 개통은 미래에 영덕, 울진, 포항이 동해안권 교통과 물류의 전초기지가 되는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장사해수욕장 풍경
장사해수욕장 풍경

◇ 철길 따라 아름다운 명소 즐비…터널 구간 13곳

동해선 철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경관 도로 중 하나인 7번 국도와 나란히 달린다. 그만큼 주변에 관광명소가 많고 풍광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철도가 국도 서쪽 편에 나 있어 해안까지 거리가 국도보다 조금 더 멀다. 터널 구간도 13개나 된다. 하지만 월포역~장사역과 전후 구간에서는 시원스러운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월포역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소나무 숲이 1.2㎞ 길이 모래사장을 감싼 월포해수욕장에 닿는다. 장사역에서는 10분쯤 걸으면 장사해수욕장의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강구역에서는 버스나 택시를 타면 5분 만에 강구항 대게 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영덕역에서는 철로 아래로 난 길을 지나 고불봉 방향으로 30분을 오르면 정상에서 동해와 등대, 풍력발전단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굳이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경북 동해안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새로 건축된 역사(驛舍)의 디자인도 흥미롭다. 월포역은 물 위에 둥근 달이 떠 있는 모습이고, 강구역은 구불거리는 강의 물길을 표현한다. 영덕역은 고래불해수욕장의 해변을 형상화해 만들어 눈길을 끈다. 장사역은 역무원이 없는 역사라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열차 티켓을 자동발매기로만 살 수 있다.

이번 철도 개통에 맞춰 열차와 관광을 묶은 영덕시티투어 프로그램이 생겼다. 서울, 대전, 동대구에서 출발해 영덕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당일치기 여행 상품이다. 열차 여행에 서핑 강습과 장비 대여 및 체험을 더한 월포서핑투어 상품도 있다.

박윤환 영덕역장이 동해선 철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윤환 영덕역장이 동해선 철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동해선 열차 어떻게 이용하나 = KTX를 타면 포항까지 서울에서 2시간 30분, 대전에서 1시간 20분, 동대구에서 35분 정도 걸린다. KTX로 포항에 도착해 영덕까지 가는 여행자라면 동해선 철도의 첫차와 막차를 제외한 5개 열차를 20분 이내에 갈아탈 수 있다. 돌아가는 열차 편도 17시 9분 포항역 도착 열차를 제외하면 모두 20여 분 만에 KTX로 환승할 수 있다. 수도권 주민은 당일치기로 포항과 영덕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대구·경북 주민은 대구선 열차도 이용할 수 있다. 무궁화호가 포항~동대구 구간을 하루 4편 왕복 운행한다. 동해선 열차 요금은 구간과 관계없이 2천600원.

◇ 영덕시티투어 = 서울역에서 오전 8시 15분 출발하는 KTX-산천으로 포항까지 가서 동해선 철도로 갈아타고 영덕에 도착해 즐길 수 있는 버스 여행 프로그램. 강구항 대게거리, 삼사해상산책로, 축산항,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단지, 블루로드 다리, 죽도산 전망대, 신돌석장군 유적지, 영해만세시장, 괴시리전통마을, 목은이색전시관, 고래불해수욕장을 돌아본다. 영덕에서 오후 6시 25분 동해선 열차에 오르고 포항역에서 오후 7시 20분 KTX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가격은 서울 출발 9만2천200원부터, 대전 출발 6만2천800원부터, 동대구 출발 3만4천원부터. ☎ 054-722-7604, 054-278-8500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9 18: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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