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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최고령 희생자 영면…7남매와 손자·손녀 애도

송고시간2018-01-30 09:32

(밀양=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막대사탕 좋아해 아이 같던 우리 엄마, 꿈에 그리던 아버지 곁으로 이제 가시네."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던 박봉기(98) 할머니가 30일 영면했다.

마지막 인사
마지막 인사

(밀양=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30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병원에서 진행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발인에서 유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30
psykims@yna.co.kr

이날 오전 박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밀양병원 장례식장에는 7남매와 손자 등 수십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요양병원에 있던 할머니는 감기 탓에 가슴막(늑막)에 물이 차 세종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 사흘을 앞두고 발생한 화재로 유명을 달리했다.

박 할머니는 25년 전에 사별한 남편과의 슬하에 8남매를 뒀다. 아들 한 명은 10여 년 전에 심장마비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발인에 앞서 입관을 지켜봤던 박 할머니의 딸 손해성(63·경남 밀양) 씨는 "얼굴은 예쁜데 손이 못생겼던 우리 엄마, 잘 가시라고 두 손을 꼭 잡아드렸다"고 말했다.

마지막 인사
마지막 인사

(밀양=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30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병원에서 진행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발인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30
psykims@yna.co.kr

손 씨를 비롯한 유족은 운구 차량에 관이 실리자 "엄마! 엄마!"를 외치며 목놓아 울었다.

백 세를 바라보던 박 할머니는 집안의 큰 어른이자 구심점 같은 존재였다.

자식들은 밀양, 부산, 대구, 서울 등에 떨어져 살았지만 수시로 병원에 찾아와 집안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게 큰 기쁨이었다.

박 할머니는 한 달 전 세종병원에 입원했을 때만 해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설명이 있었지만 금세 상태가 호전돼 퇴원을 앞두고 있었다.

유족에게 세종병원 화재 사고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화재 소식을 듣고 세종병원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던 손 씨는 3시간가량 밀양 시내의 장례식장을 샅샅이 뒤진 끝에 고인의 시신을 확인했다.

손 씨는 "퇴원하면 가족끼리 모여 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엄마의 죽음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평소에 막대사탕을 좋아했다. 손자와 손녀들이 박 할머니를 찾아갈 때면 빠지지 않고 챙기는 게 막대사탕이었다.

장손인 손우빈(29) 씨는 "할머니가 병실에 누워계셨으면서도 늘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게 많이 생각난다"며 "이제 할아버지 곁에서 아픈 데 없이 잘 지내셨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고인은 밀양 산내면 송백리 선영으로 향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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