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잠 좀 자고 싶어요"…사생팬에 고통받는 연예인의 호소
송고시간2018-01-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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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쫓아다니고, 개인정보 유출하고… '사생팬'도 팬인가요
"집으로 찾아오는 일을 중단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15일 가수 김동완 SNS 공식 계정에 올라온 호소문입니다. 팬들에게 집에 오지 말아 달라는 내용인데요.
"자정이 넘은 시간 대문에 음식과 커피를 놓으신 건 굉장히 소름 끼치는 행동입니다. 밤늦게 누군가의 집에 예고도 없이 찾아가는 행동이 이웃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생각들을 해주시길 바란다"
늦은 밤 집에 찾아와 음식과 커피를 두고 간 팬들이 발단입니다. 이로 인해 동네 개들이 짖어 소란이 생기는 등 김동완 본인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불편을 겪었죠.
이처럼 연예인 사생활을 쫓는 사람들을 '사생팬'이라고 합니다. 밤낮없이 해당 연예인의 일상생활을 쫓아다니는 극성 팬으로 논란이 되곤 했었는데요.
대표적 예시는 개인정보 유출입니다. 연예인 휴대폰 번호나 인터넷 계정 등을 찾아내 연락하고, 그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기까지 하는 겁니다.
"이건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잠 좀 자고 싶다"
실제로 2016년에 가수 태연은 사생팬들에게 걸려온 통화목록을 개인 SNS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번호를 알아낸 사람들이 새벽까지 계속 전화를 건다며 고충을 토로했죠.
"팬이 숙소에 들어와 자기 속옷을 멤버들 속옷에 끼워놓고, 속옷이 귀엽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사생팬이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일도 있습니다. 작년 가수 김희철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숙소까지 들어왔던 팬 이야기를 공개해 화제가 됐죠.
차량을 임대해 연예인을 뒤쫓는 '사생 택시'도 자주 벌어지는 사례인데요. 이는 추격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나는 등 안전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016년 접촉사고를 당한 갓세븐 멤버 잭슨이 대표적입니다. 공항으로 향하던 그의 차량과 그 뒤를 쫓던 팬의 차량이 충돌하면서 사고가 났죠.
이러한 일들은 연예인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상에 위협이 될 정도로 사생활 침해를 당하기 때문입니다.
'사생은 팬이 아닙니다. 사생범입니다' - 트위터 아이디 _wit***
'사생활을 쫓는 건 명백한 범죄행위다. 법적으로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 - 김동완 SNS 계정 댓글 중 일부
일부 팬들도 사생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데요. '범죄행위를 자행하는 이들을 팬으로 볼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실제로 무단 주거침입, 스토킹, 개인정보 유출 등은 현행법으로 처벌 대상입니다. 다만 '팬'이기 때문에 연예인 측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죠.
최근엔 '사생팬이 찍은 사진을 소비하지 말자'며 팬덤 내부에서 자정 운동도 생겼습니다. 김동완이 속한 신화컴퍼니는 사생팬들의 행사 참여를 제한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죠.
연예인이라고 해서 사생활까지 침해당할 이유는 없습니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 삶을 망가뜨리는 범죄까지 정당화해선 안 된다는 점,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최효훈 이한나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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