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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수요 억제만으론 강남 부동산 잡기 어렵다

송고시간2018-01-21 20:34

(서울=연합뉴스)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서울 강남 부동산을 잡기 위해 정부가 연일 초강수를 던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번에 꺼낸 건 재건축부담금 카드다. 올해 들어 부활한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부과될 재건축부담금 예측 결과를 미리 공개한 것이다.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15개 단지의 조합원 부담금을 추정해 봤더니 1인당 평균 4억3천900만 원으로 나왔다고 한다.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는 강남 4구의 33% 수준인 1억4천700만 원이었다. 강남 4구 내에서도 최고액 8억4천만 원, 최저액 1억6천만 원으로 편차가 컸다. 강남 4구의 부담금 최고액 8억4천만 원이면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번듯한 3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다. 너나없이 '강남, 강남'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이미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재건축조합의 관리처분계획 절차 등을 고려하면 부담금 예정액은 5월부터 통보될 것 같다. 이 제도는 재건축 사업으로 주변 집값의 평균상승률을 초과하는 개발이익이 발생할 경우 그 절반가량을 정부가 환수하는 것이다. 환수 기준점은 개발이익 1억1천만 원이다. 그 선을 넘으면 초과분의 절반에 2천만 원을 더한 금액이 재건축부담금으로 환수된다. 추정 부담금이 8억4천만 원이라는 것은 대략 17억5천만 원의 시세초과 이득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강남 4구 평균 부담금 4억3천만 원은 1인당 대략 10억 가까운 초과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남의 목 좋은 재건축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으면 그 자리에 새 아파트 지어 입주하고, 강북의 버젓한 아파트 한 채가 덤으로 생긴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재건축부담금이 초과이득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부담금을 내도 남는 초과이득이 매우 크다. 그래도 국토부가 이 부분을 먼저 건드린 이유는 확실한 선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강남 재건축은 앞으로 쳐다보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바람대로 시장이 움직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정부가 흘린 다른 카드도 강남 재건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현재 30년인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연장하고, 안전진단 요건도 더 까다롭게 한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사흘 전 이런 방침을 시사했다. 시장은 김 장관의 발언을 '깜짝 발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내용도 세지만 연이은 대책 발표의 급한 호흡에서 더 큰 충격을 받는 듯하다. 당장 이해하기에는 재건축 연한 연장이 쉽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안전진단 요건 강화의 약발이 훨씬 더 강할 수 있다고 한다. '구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정도로 기준이 올라가면 사업 인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음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메가톤급으로 여겨지는 보유세 인상 시점을 3월로 앞당긴다는 얘기도 거의 기정사실처럼 나돈다. 그밖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2주택자 양도세 면제 요건 강화 등도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 한다.

이런 카드들이 동시다발로 쏟아지면 강남 부동산이라고 요지부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시적일지는 모르나 거래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그렇게 돼도 부동산 정책의 성공을 말하기는 이르다. 먼저 나오는 얘기가 '풍선효과'다. 강남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면 부동산 대기자금이 차순위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 정부 대책이 수요 억제에 너무 쏠려 있는 것도 회의론을 부추긴다. 예컨대 강남 재건축이 위축되면 강남의 기존 아파트와 재건축 확정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강남 부동산에 지방 발 수요가 대거 유입됐다는 얘기도 참고했으면 한다. 강남만 홀로 뛰고 지방 부동산은 급랭 조짐을 보이니까 그럴 만도 하다. 주택 공급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결국,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형성된다. 수요 억제와 공급 증가를 함께 보지 않으면 가격의 이상 급등락은 잡을 수 없다. 서울 강남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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