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디지털스토리]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 광고…괜찮은 걸까

송고시간2018-01-06 11:00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 = "술 광고도 규제해야 하지 않나요?"

[디지털스토리]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 광고…괜찮은 걸까 - 1

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제2기 경고그림 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담뱃갑에 들어가는 흡연 경고그림 선정에 들어간다고 밝히자 일각에서 나온 주장이다. 담배에는 엄격한 금연정책을 펴지만, 술은 인기 연예인이 광고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담배와 술의 광고 온도차는 뚜렷하다. 담배는 TV 광고가 제한되며, 담뱃갑에 들어가는 10종의 경고그림은 후두암·구강암·심장질환 등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그대로 보여준다. 반면 술 광고에는 인기 연예인이 등장해 즐겁게 술 마시는 모습을 그린다. 술병에는 경고문구만 적혀있다.

청계천에 담뱃갑에 경고그림 트릭아트 전시

청계천에 담뱃갑에 경고그림 트릭아트 전시

전문가들은 담배는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반면, 술은 '긍정적인' 측면만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효과있어…주류는 경고문구만 표기

정부는 2016년 12월 23일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처음 도입했다. 효과 유지를 위해 24개월마다 그림을 교체하기로 정하고, 올해 12월 23일부터 새 그림을 부착할 계획이다.

[디지털스토리]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 광고…괜찮은 걸까 - 5

경고그림이 주는 효과는 높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인식 조사를 보면 응답자들은 경고문구만 있는 종전의 담뱃갑보다 경고그림까지 추가된 현재 담뱃갑이 흡연 경고 효과가 더 크다고 인식했다. 또 성인 4명 중 3명은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을 더 크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금연이슈리포트는 "국민은 현재 담뱃갑 건강경고보다 더 큰 크기의 건강경고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그림 크기가 커지면 담배회사가 화려한 디자인과 문구로 대중을 유혹할 수 있는 면적은 줄어들고, 담배 사용으로 인한 폐해는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류는 경고문구만 표기토록 하고 있다. 주류의 판매 용기에 과다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거나 임신 중 음주는 태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정도다. 또 관련법 역시 TV나 라디오 광고 시간대를 제한할 뿐 인쇄물이나 인터넷 광고는 자유롭다.

이복근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술 광고는 '술을 마시고 싶다'라고 느끼게 하는 게 문제"라며 " 청소년이 선망하는 인기 연예인이 등장해 술을 즐기는 모습은 청소년 음주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9조4천524억 원

흡연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음주율은 증가 추세다.

뉴욕 지하철역 [EPA=연합뉴스]

뉴욕 지하철역 [EPA=연합뉴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흡연율은 2005년 28.8%에서 2016년 23.9%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 고위험 음주는 2005년 11.6%에서 2016년 13.8%로 늘었고, '월 1회 이상 고위험음주'를 한 월간 폭음률은 같은 기간 36.2%에서 39.3%로 증가했다.

술의 폐해는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7조1천258억 원, 음주는 9조4천524억 원에 달했다.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경찰청의 '2016 범죄 통계'를 보면, 2016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른 경우는 전체의 39.2%(390명), 성폭행은 28.9%(1천858명), 폭력 범죄는 30.9%(11만7천874명)에 달했다.

[디지털스토리]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 광고…괜찮은 걸까 - 7

◇"한국 술 규제 느슨해"…프랑스 등은 TV 술 광고 불가능

하지만 한국의 술에 대한 규제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느슨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014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음주정책통합지표와 OECD 국가 간 비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음주정책 평가 지표(점수)는 7점(21점 만점)으로 조사 대상 30개 나라 가운데 22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TV, 라디오의 술 광고를 부분적으로 제한하지만, 프랑스·헝가리·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스위스·터키·오스트레일리아 등은 아예 광고 자체가 불가능(금지)하다.

[디지털스토리]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 광고…괜찮은 걸까 - 3

정영호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각 나라의 성인 주류 소비량과 음주정책지표 수준을 분석한 결과 음(-0.52)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며 "음주 관련 규제가 약할수록 음주량이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에서는 올해 1월부터 버스와 지하철은 물론 역(驛)에서도 주류광고가 전면 금지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는 지난해 10월 "미성년자의 음주를 막는 사회적 이익이 광고수익보다 더 중요하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디지털스토리]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는 술 광고…괜찮은 걸까 - 4

김광기 인제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음주 폐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문제가 생겨도 '사회적 책임'이 아닌 '개인의 책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술 회사의 광고 마케팅을 제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주류광고 규제 필요성은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장미화 인턴기자

junepe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