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여덟 개의 산·나의 마지막 대륙
송고시간2018-01-05 10:45
시의 눈, 벌레의 눈·당신의 비밀·헤세, 반항을 노래하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여덟 개의 산 = 현대 이탈리아 문학을 이끄는 작가 파올로 코녜티의 장편소설이 국내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 소설은 지난해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 스트레가상을 비롯해 프랑스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이탈리아 작가가 메디치상을 수상한 것은 움베르토 에코, 안토니오 타부키, 알레산드로 바리코 이후 22년 만의 일이다. 이런 성과로 현재 전 세계 38개국에서 출간 계약이 됐다.
이 소설은 이탈리아 알프스의 몬테로사를 배경으로 소년 피에트로와 브루노가 특별한 우정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작가는 도시와 문명을 그린 기존의 이탈리아 소설과는 달리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인간적인 가치의 회복, 도시화의 결과물인 고독과 불안의 치유, 훼손된 자연과 인간의 공존 등을 추구한다.
최정윤 옮김. 현대문학. 312쪽. 1만3천500원.
▲ 나의 마지막 대륙 = 미국 작가 미지 레이먼드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펭귄과 세인트 마틴 출판사를 비롯한 뉴욕의 여러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20년 넘게 일했다. 2004년 처음으로 남극을 방문해 펭귄을 만나 사랑에 빠진 그는 2년 뒤 워싱턴대학에서 멸종되는 펭귄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펭귄의 운명과 남극, 우리의 미래를 연결하는 이야기인 이 소설을 쓰게 됐다.
이 소설은 빙하와 빙산으로 둘러싸인 남극의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삶과 사랑, 상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혜 옮김. 현대문학. 424쪽. 1만4천 원.
▲ 시의 눈, 벌레의 눈 = 김해자 시인이 쓴 시평 에세이집이다.
크게 3부로 나누어 백무산, 육봉수, 황규관, 김정환, 송경동, 박영근, 권선희, 이명희, 이민숙, 이 섬, 정희성, 이정록, 이시영, 안상학, 도종환, 김민기, '칠곡 할매들'까지 다룬다.
저자는 "시란 땅속에 숨은, 보이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하며, 제 생명을 존속하는 동시에 땅을 일구는 미물의 눈이며, 그 눈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이 혼돈의 시대에 글을 쓰고 읽는 자가 해야 할 응답"이라고 말한다.
삶창. 427쪽. 1만7천 원.
▲ 당신의 비밀 = 홍명진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사소한 밤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간', '마순희' 등 7편의 중단편이 담겼다.
'희망의 전화'라는 상담센터에서 심야에 전화 상담 봉사를 하는 이야기, 친구의 부고를 받고 조문을 가던 중학 동창생들이 차가 고장 나 어둠에 갇혀버린 상황에서 나누는 이야기, 청각장애인 여성의 삶을 조망하는 이야기 등이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이 작품의 해설로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의 작가 홍명진의 면모를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집"이라며 "홍명진은 이 지상의 폐허를 응시할 줄 아는 작가"라고 평했다.
삶창. 232쪽. 1만2천 원.
▲ 헤세, 반항을 노래하다 = 법학자인 박홍규 영남대 교수의 인물 이야기 시리즈인 '호모 크리티쿠스' 네 번째 책이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1877∼1962)에 관해 썼다.
저자는 헤세가 화려한 연미복을 입고 힐링의 묘수를 전파하는 천재 소설가가 아니라, 노동자나 농부처럼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산속 포도밭에서 힘들게 일하며 소박한 수채화를 그린 반항아였다고 소개한다.
헤세는 군대를 비롯한 인공의 조직이 아니라 순수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으며, 힐링이나 안주가 아니라 방랑을, 복종이 아니라 반항을, 집단이 아니라 개인을, 집단성이 아니라 개성을 믿었다고 저자는 전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헤세의 말을 빌려 "자신의 개성을 지키고 자신의 존재를 믿으라"고 말한다.
푸른들녘. 320쪽. 1만4천 원.
min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01/05 10: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