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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해빙 조짐' 한중관계 단순 복원에 그치지 말아야

송고시간2017-10-30 18:03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7월 박근혜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을 계기로 중국이 '사드 보복'에 나서면서 최악의 위기에 처한 한중관계에 해빙 조짐이 엿보인다. 지난 13일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이 이뤄지고, 제19차 중국 공산당 대회 폐막일인 24일에는 2년 만에 한중 국방장관이 회동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인 지배체제' 구축에 성공한 당 대회 직후부터 양국 외교채널에서도 긍정적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내의 대 한국 관광 상품 판매가 일부 재개되는 등 민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외교부 주최 국제바자회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한국 부스를 찾아 노영민 주중 대사를 만난 것은 상징적이다. 왕 부장은 "대사가 오신 후로 양국관계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추후 재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자회에 참석한 한국 업체 부스 3곳을 모두 둘러보고 감사 인사를 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도 가시권에 있다. 양국 외교 당국은 다음 달 10일 베트남에서 개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정상의 회동을 실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안보실 남관표 2차장이 중국을 비공개리에 방문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회담이 잘 치러진다면, 문 대통령의 연내 방중과, 한·중·일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시 주석의 내년 초 평창 동계올림픽 방문 및 한중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일련의 이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수교 25년 만에 최악의 시기를 지나는 한중관계가 사드배치 이후 불편했던 앙금을 털고 복원될 공산이 크다. 한중관계는 두 나라의 경제·무역 부문에서의 협력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서도 매우 중요하다.

정상회담의 성패는 한국의 사드배치와 중국의 사드 보복문제를 두 나라가 어떻게 외교적으로 정리해내느냐에 달렸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조기 한중 정상회담 성사에 급급해 사드배치와 관련해 정부가 중국 측에 사과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 국감에서 "사드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주한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면서 "사과할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맞는 말이다. 우리의 안보적 필요에 따라 주권적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사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자국의 안보 이익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하는 만큼, '한국은 중국의 반대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 표명은 가능할 것이다. 이날 국감에서 강 장관은 사드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입장을 고려한 듯하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측이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면서 "유관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중관계를 조속하게 안정되고도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양국 간 입장 정리도 중요하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10월 초 현재 중국의 사드 보복 무역피해 사례는 247건 보고됐고, 올 연말까지 그 피해 규모가 8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은 7조 내지 2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자사 골프장을 사드 기지로 제공해 직격탄을 맞은 롯데를 비롯해 현대차와 이마트, 화장품 업체, 관광업계 등 대기업·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막심한 피해를 봤다. 기왕의 피해 문제는 추후 논의하더라도, 정부는 경제·무역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안보 사항을 구실로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전방위 보복을 한 데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 그리고 재발 방지 약속을 중국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섬겨야' 양국 간 평화가 유지된다는 점을 중국은 곱씹어 보길 바란다. 한중관계의 단순 복원에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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