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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철강업 아직도 공급과잉 늪 '허우적'…對중국 감산압력 여전

송고시간2017-10-30 11:14

美 안보 이유로 수입제한 카드 만지작…인도·이란 증산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분정식 기자 = 중국의 감산 노력과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에 대한 글로벌 철강업계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공급과잉은 지난 수년간 많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골칫거리였다. 중국이 과잉 생산된 철강제품을 해외 시장에 쏟아내면서 급기야 철강제품의 가격은 2년 전 급락했고 아르셀로미탈, 포스코, US스틸 등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말았다.

중국의 수출 공세는 급기야 교역국의 반발을 초래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다수 국가가 정부보조금을 받거나 국내 시장 가격 혹은 생산원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이유로 속속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다.

미국은 관세 인상과 함께 수입 제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 수입에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조사결과를 담을 보고서는 올여름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유럽철강업체들의 로비 단체인 유로퍼의 게르트 판 푈보르드 회장은 "덤핑이야말로 유럽 철강업계 전체가 안고 있는 단 하나의 당면 위협"이라고 말하고 "글로벌 시장의 공급과잉은 장기적으로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철강업계의 비판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이 정부보조금을 받고 밀어내기 수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서방권 철강사와 정부의 시각이다.

열연강판[연합뉴스TV 캡처]
열연강판[연합뉴스TV 캡처]

2008년부터 2015년 사이에 중국의 철강 수출은 2배 이상 늘어난 연간 1억1천100만t으로 급증했다. 이는 미국 전체의 소비량을 능가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철강 생산량은 16억7천만t이었고 각국의 철강 생산 능력은 이를 7억3천700만t 가량 초과할 정도다. OECD는 다만 올해 철강 수요가 다소 늘어나 공급 과잉분은 7억t 밑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의 에드윈 배슨 사무국장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철강업계의 생산 능력은 향후 20년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다.

중국 정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감산에 나서고 있다. 연간 1억5천만t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들을 영구히 폐쇄하겠다는 목표의 3분의 2를 달성했다는 것이 최근 중국 정부가 주장한 성과다.

중국 정부는 군소 철강사들을 정리하기 위해 통폐합도 아울러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 바오강(寶鋼) 그룹과 우한(武漢)그룹이 합병해 세계 2위의 철강회사가 출범한 것이 대표적 실례다.

각국의 규제, 중국의 감산 노력에 힘입어 중국의 수출은 줄어들고 글로벌 철강사들의 실적은 회복되는 등 시장 여건은 종전보다 개선된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이 더 많은 성의를 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퍼의 반 푈보르드 회장은 글로벌 공급과잉의 절반 이상이 중국의 몫이며 따라서 중국이 우선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개진했다.

북미와 유럽 일부의 철강사 경영자들은 공급과잉을 중국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산 철강제품의 수입이 역사적 평균치까지 줄어든다면 북미와 유럽 업계가 굳이 감산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감산하더라도 인도와 같은 다른 국가들의 철강 생산량이 늘어나 그 효과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의 철강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란은 국제제재가 풀리면서 2020년대 중반에는 연간 2천만∼2천500만t의 철강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인도 타타 스틸의 TV 나렌드란 상무는 새로운 인프라 수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인도의 증산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 생산능력이 급격하게 늘어난 중국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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