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고구려 산성 연구·알제리 전쟁
송고시간2017-10-25 07:30
▲ 고구려 산성 연구 = 정원철 지음.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정원철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 중국어로 쓴 박사학위 논문을 우리말로 옮겼다.
고인은 중국 정부가 국경 안에서 벌어진 일을 모두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고 한 동북공정(東北工程)이 한창이던 시기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지린(吉林)대에서 '고구려 도기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고구려 산성 연구'를 주제로 쓴 논문을 제출해 박사가 됐다.
책은 고구려 산성 정보를 집대성했다. 저자는 중국, 북한, 남한으로 지역을 나누고 산성의 유형과 축조 과정, 성 안팎에 있는 각종 시설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가 파악한 고구려 산성은 중국 137개, 북한 36개, 남한 73개 등 246개다.
저자는 축성 기법의 변화상을 기준으로 고구려 산성을 4기로 구분했다. 제1기(3세기 중반 이전)에는 성의 규모가 작은 편이었는데, 제2기(3세기 말∼4세기)로 접어들면서 크기가 커졌고 앞쪽으로 튀어나온 구조물인 치(雉)가 만들어졌다.
대형화 추세는 제3기(5세기∼6세기 초반)까지 이어져서 길이가 3㎞를 넘는 대형 산성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제4기(6세기 중반 이후)에는 규모가 다소 작아지고, 산성과 평지성이 결합한 도성 체제가 출현했다.
저자는 고구려가 말기에 쌓은 천리장성에 대해서는 "고구려 산성과는 별도로 동북쪽 부여 지역을 기점으로 발해만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으로 구축된 방어선"이라고 주장했다.
동북아역사재단. 532쪽. 2만5천원.
▲ 알제리 전쟁 = 노서경 지음.
알제리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1954년 11월부터 1962년 3월까지 벌인 전쟁을 밀도 있게 분석한 책.
이 전쟁은 1840년부터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알제리가 독립을 외쳤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알제리는 프랑스다'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으나, 알제리 사람들은 프랑스인이 되기를 거부했다.
저자는 알제리 사람들은 물론 의식 있는 프랑스인도 가세해 알제리 독립을 요구하는 과정을 살핀다. 한편으로는 알제리 내부에서 일어난 정파 간 충돌과 분열 양상도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그는 7년이 넘는 무력 항쟁을 '알제리 독립전쟁'이 아닌 '알제리 전쟁'으로 명명한 데 대해 알제리 한 나라의 독립전쟁일 뿐만 아니라 서구 제국주의에서 벗어나려는 반식민주의 투쟁의 표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알제리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세계적인 강대국이던 프랑스가 이제 '제국' 없이 공화국을 견실하게 할 수 있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됐다"고 주장한다.
문학동네. 672쪽.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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