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송고시간2017-10-21 08:00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 2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 1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 = "학교 옆 편의점 뚫려?"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뚫다' 는 청소년이 담배와 술 등 구매가 금지된 품목을 살 수 있다는 뜻의 은어인데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인터넷상에서도 관련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친구들이 알코올 3도짜리 술을 편의점에서 뚫어달라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고등학생의 고민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청소년건강형태온라인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술을 구매하고자 한 청소년 72.4%가 구매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술 구매를 시도할 경우 '노력 없이도 쉽게 살 수 있었다'는 답변이 29.3%, '조금만 노력하면 살 수 있었다'는 답변이 30.8%로 높게 나왔습니다.

술을 접하는 10대가 늘어나면서 알코올 중독자 역시 급증하고 있는 데요. 10대 청소년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음주 문제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 3

◇술에 취하는 아이들..."13세 때 처음 시작했어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알코올중독 현황'에 따르면 10대 알코올중독 환자가 지난해 1천767명에 달했습니다. 2012년과 비교해 25%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청소년의 알코올중독 증가 폭이 컸습니다. 10대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는 2012년 590명에서 2016년 761명으로 29%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남성 청소년 알코올중독 환자는 825명에서 1천6명으로 22% 늘어났죠.

술을 접하는 청소년의 연령대가 낮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첫 음주 경험을 한 나이는 13.2세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기준 청소년 음주율은 15%로 청소년 100명 중 15명이 최근 한 달간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 6

◇"죄송합니다. 제가 죽였습니다"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고 벌이는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청주시 상당구 석교육거리에서 19살 동갑내기 2명이 타던 100㏄ 오토바이가 주행 도중 넘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각각 0.23%, 0.167%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사건사고는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9월 전남에서 술에 취해 운전하던 10대 A군이 70대 노인을 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A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로 만취한 상태였죠. 뒤늦게 발견된 노인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습니다.

◇청소년기 음주 급증하는 이유는

청소년 음주 문제가 심각해진 배경에는 술에 관대한 문화가 꼽힙니다. "술 한 잔은 혈액순환이 잘 돼 몸에 좋다"는 잘못된 통념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술을 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윤진·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국내 성인들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소주 1∼2잔(30g)의 가벼운 음주도 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술 마시는 행위를 멋지게 포장하는 주류광고가 문제로 꼽힙니다. 지난 2014년 서울시는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술 광고에 아이돌 모델 기용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관련 공문을 주류 제조사, 연예기획사, 광고 제작사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죠.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 5

하지만 여전히 인기 연예인이 주류 광고에 등장하는 사례는 빈번합니다. TV는 물론이고 대형 전광판, 편의점, 인터넷, 심지어 소주잔 바닥까지 술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일각에서는 10대 우상인 아이돌이 주류 광고에 출연하면 청소년이 술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이미지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강도 약한 한국 음주 규제 정책, 해외와 상반된 행보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음주 규제는 선진국에 비해 강도가 약한 편입니다. 세계 각국은 주류 소비와 음주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모습과 상반됩니다.

특히 프랑스, 핀란드, 호주 등이 TV, 인터넷, 인쇄 매체를 통한 주류 광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국민건강증진법에 주류 광고의 기준과 방법 정도만 정해놓았습니다. 인터넷TV(IPTV), SNS 등 새로 등장한 매체와 관련된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음주 문제에 대해 부모를 비롯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음주를 부추기는 문화가 청소년의 음주시작 연령을 앞당기고 음주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스토리] "중딩 때부터 주당"…술독에 빠진 10대들 - 4

인포그래픽 = 정예은 인턴기자

junepe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