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여성 운전자 사고 확률, 남성보다 높을까
송고시간2017-10-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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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못하는 사람은 '김여사', 사실일까?
또 다시 불거진 김여사 논란
검은색 승용차가 상가 안으로 돌진합니다. 지난 18일 강남역 인근 건물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인데요.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던 중 뒷바퀴가 걸려 빠져나오려고 액셀을 밟았는데 차가 갑자기 돌진해 건물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좌측으로 핸들을 틀었다"
이로 인해 시민 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57세 여성으로, 사고 원인은 운전 미숙이라 밝혀졌죠.
그런데 50대 여성이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운전자를 ‘김여사’라고 칭한 것이 화근이 됐는데요.
"김여사는 운전대 잡지마라" - 네이버 아이디 jms0****
"에휴...역시 김여사" - 네이버 아이디 4nos****
김여사란 운전이 서툰 중년 여성 운전자를 비하하는 용어입니다. 최근에는 여성 운전자 전체를 통칭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죠.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먼저 욕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 - 트위터 아이디 @03D**
"'김여사'라는 표현 자체가 성 차별적 표현이니 사용하지 말자" - 트위터 아이디 @Roller********
'여자는 운전을 못한다'는 편견이 담겨있는 겁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여사’가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성 차별적인 단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는데요.
현실은 이런 편견과 달랐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4배 가량 많은 교통사고를 냈죠. 무면허 운전을 한 비율도 남성이 98.3%를 차지했습니다.
남성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 약 60%
여성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 약 40%
(2015년 기준 도로교통공단)
남성 운전면허 소지자 수가 많아서 교통사고 건수가 많은 걸까요? 실제 남성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은 60% 가량으로, 여성보다 월등하게 많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공간인지능력'이 뛰어나다는 속설도 거짓으로 밝혀졌는데요. 2011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SA) 소속 모셰 호프만 박사가 공간인지능력은 성별과 같은 유전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죠.
지난 2012년에는 불법 좌회전하는 차량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논란이 됐는데요. '좌회전 김여사'라며 비난받았지만, 실제 운전자는 남성으로 밝혀지는 해프닝도 일어났습니다.
운전 못하는 사람을 무조건 '김여사'라고 부르는 것은 섣부른 편견이자 부적절한 정의입니다. 성별과 상관없이 안전 운전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하는 약속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김서연 김유정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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