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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전면밀착식 대북 압박 외교 박차…韓과 주례 협의

송고시간2017-10-09 10:14

틸러슨, 北 해외관계 전면 단절 목표로 각국과 양자회담마다 구체 주문

동남아 국가들 초기엔 회의적이다가 협조로 돌아서…미얀마 등은 여전히 거부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 1일 이탈리아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키로 한 것을 비롯해 지난 1월 이래 20여 개 나라가 자국 내 북한의 외교 활동을 제한하는 등 북한과 정치·경제·군사 관계의 단절·축소에 나선 것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전면밀착식 대북 압박 외교 전략의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미 국무부의 대북 압박 외교는 원래 북한의 장거리핵미사일 개발이 상당한 진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 때인 지난해 초 시작된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틸러슨 장관이 취임하면서 이에 박차를 가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북한의 정치, 경제, 군사적 이권을 세밀하게 조사, 상세 목록을 작성했다.

이 목록은 북한의 해외공관뿐 아니라 북한 선박과 해외파견 노동자 실태, 군사 관계 등을 망라한 것으로, 미 국무부가 세계 각국과 양자 외교를 통해 단절·폐쇄토록 할 공격 대상 목록이다.

미 국무부는 특히 한국 정부와는 주간 단위, 일본 정부와도 월간 단위 협의를 통해 대북 압박 외교 전략을 짜고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현직 미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교적 압박 작전을 자신의 대북 정책의 뼈대로 삼은 틸러슨 장관은 참모들에게 자신이 세계 각국 외교장관과 만날 때 콕 집어 요구할 '주문 명세서'를 만들 것을 종종 채근하고 있으며, 지난 수개월 거의 모든 양자회담에서 이를 제시하고 그 결과를 주간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외교관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 및 중국과의 대화와 병행해 이러한 압박 외교 작전을 조용히 추진하면서 독일 같은 큰 나라는 물론 피지 같은 작은 나라들에도 매우 구체적인 대북 관계 청산 주문을 통해 북한의 대외 관계를 모조리 끊은 것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가 지난 5월 베를린 중심가에 있는 북한 대사관의 호스텔 임대사업에 대한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이나, 피지 정부에 북한이 피지 정부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선박 12척을 피지 선적으로 등록해놓은 정보를 제공해 등록을 취소토록 한 것 등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틸러슨 장관의 전면밀착식 압박 외교의 구상은 핵미사일 개발을 추구하는 한 미국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은신처를 찾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결국엔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정권에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 될 것임을 깨닫고 비핵화 대화에 나서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의 대북 정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미 정보계는 어떠한 압박도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토록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대되는 결론을 이미 내린 상태이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도 최근 청문회에서 틸러슨 장관이 이룬 성과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틸러슨 장관은 우리 정보기관들의 일치된 견해와 상반된 일을 하고 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청문회에 출석한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틸러슨 장관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무부의 압박 외교 전략은 미 정보기관들의 '무 소용' 결론을 시험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관도 '자산'에서 '부담'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새로운 압박 전술이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북한이 결국엔 미사일 프로그램을 가동할 자원을 얻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많은 미국 정부 관리들은 압박 외교가 궁극적으론 실패하게 될지 몰라도 그것이 평화적 해결의 최선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만큼 미국은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국무부의 북한 압박 전략을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북 협상엔 반대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대북 압박 외교 초기엔 특히 동남아 국가들을 비롯해 일부 국가는 회의적인 입장을 표시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축소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김정남 독살,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 첫 수소폭탄 폭발 시험 등 북한의 행태가 점점 무도해지자 이들 나라도 협조적 자세로 돌아섰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거의 모든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과 관련한 요구 사항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미얀마는 북한과의 무기거래를 비롯한 군사관계 단절 요청에 북한과 특별한 군사관계는 없다며 증거를 보여달라고 말하는 등 응하지 않고 있다.

칠레도 최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문 때 북한에 수출하는 포도주를 사치품으로 재분류하고 북한과 외교관계를 끊으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브라질 역시 펜스 부통령의 대북 외교관계 단절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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