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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군부, 민주화 19년만에 정치 재개입 조짐…논란 고조

송고시간2017-10-06 11:56

차기 대선 앞두고 "조코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루머 확산 일조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998년 민주화로 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한 인도네시아 군부가 19년 만에 다시 정치에 직접 개입할 조짐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반텐 주 찔레곤에서 열린 창군 72주년 기념식에서 "민주화 시대의 군은 항상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군은 국가 소유로 모든 계급과 집단을 넘어서 있기에 편협한 정치적 이해에 분열되거나 현실 정치 무대에 들어서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군 최고 지휘부의 잇따른 돌출 행동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가톳 누르만티오 인도네시아군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모 정부기관이 조코위 대통령을 위해 총기 5천 정을 수입하려 했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 군부가 50만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한 1965년 반공산주의 대학살을 합리화하는 내용의 선전영화 상영을 전군에 지시했고, 최근 한 행사에선 이미 해체된 지 오래인 공산당(PKI)이 다시 준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3월 퇴역 예정인 가톳 최고사령관이 2019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조코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9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하원 건물 앞에서 현지 무슬림 활동가들이 공산당 부활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7년 9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하원 건물 앞에서 현지 무슬림 활동가들이 공산당 부활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개혁 정치인인 조코위 대통령은 중앙 정치무대에 기반이 전무했음에도 친서민 정책을 내세워 2014년 대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기성 정치권은 그가 실은 공산주의자라는 루머를 끊임없이 퍼뜨려왔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에서 공산주의자는 무신론자(無神論者)로 간주돼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올해 중순에는 이런 내용의 '가짜뉴스'를 대대적으로 생산·유포한 '사라센'(Saracen)이란 단체가 현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사라센 운영진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군 장성 출신 유력 대권주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의 지지자들이라고 밝혔다.

프라보워 총재는 32년간의 군부독재 끝에 1998년 축출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로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에게 석패한 뒤 대선 불복을 선언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대한 일반 시민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조코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모는데 앞장서 온 이슬람수호전선(FPI) 등 과격단체들은 지난달 29일 자카르타 시내에서 공산당 부활을 막겠다며 대대적 집회를 벌이려 했으나 참가자는 수천명으로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가톳 최고사령관은 논란이 확산하자 5일 창군 72주년 기념식에서 "병사들은 인도네시아 국민을 지키고 대통령을 따를 것을 맹세했다"면서 "우리의 충성을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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