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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사고만 나면 은폐 의심받는 군, 언제까지 이럴 건가

송고시간2017-10-02 18:02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강원도 철원 군 사격장 근처에서 부대로 복귀하다 총탄을 맞아 숨진 이모 일병의 사망 원인이, 군 당국이 밝힌 도비탄이 아니라 직격탄일 수도 있다고 있다. 도비탄은 발사된 총탄이 돌, 나무 등에 부딪혀 정상 발사 각도가 아닌 예상외의 방향으로 튕긴 것을 말한다. 이 일병 유족은 부검했던 법의학 군의관의 설명을 인용해 "시신에서 나온 총탄을 볼 때 도비탄이 아니라 사격장 사로에서 날아온 총알에 직접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유족의 주장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27일 이 일병이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든 도비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군 당국의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과 거리가 먼 것이다. 아직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군 당국이 사건을 축소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군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원점에서 다시 수사해야 한다. 도비탄이 아니라 직격탄에 맞아 숨진 것이라면 당시 사격훈련장에서 고의든 실수든 총탄이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 훈련 당시 사격장 통제가 제대로 됐는지부터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 일병이 이동하다 총탄을 맞은 전술도로가 사격장 끝의 뒤쪽에 놓인 경위도 의문이다. 사격장에서 보면 이 도로가 숲에 가려 누가 지나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실을 군 당국은 무겁게 받아들여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는 8월 18일 철원의 군 사격장에서 훈련 중이던 K-9 자주포에서 불이 나 3명의 장병이 숨진 지 한 달여 만에 발생했다. 이런 군 사고가 잇따르면서 다친 장병을 치료하는 군의 응급의료체계가 너무 열악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일병은 사고 직후 국군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헬기 편으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그런데 이 일병을 후송한 헬기는 기내에 응급처치 장치를 갖추지 못한 일반 헬기였다. 부상 장병을 이송하면서 응급수술까지 할 수 있는 '메디온' 헬기가 있지만 국군 의무후송항공대는 한 대도 갖고 있지 않다. 메디온 헬기가 있었으면 이 일병의 목숨을 구했을지도 모르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후송용 헬기뿐 아니라 군 병원의 시설과 의료진 수준도 민간병원보다 크게 떨어져 부상 장병이 민간병원 치료를 원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K-9 자주포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위동민 병장도 민간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공무 수행 중 부상한 군인이 민간병원에 입원하면 원래 30일까지만 국가에서 비용을 대주었는데 작년부터 의료비 지원 기간이 최장 2년으로 연장됐다. 새 정부 들어 군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한다고 한다. 군 의료체계를 이렇게 형편없는 수준으로 방치해 놓고 무슨 군 개혁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후진적인 군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개혁과제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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