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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가을 이사철 실종…'홀수해 급등' 공식 깨지나

송고시간2017-10-09 06:01

1∼9월 주택 전셋값 0.55%↑…서울 전세가격도 1.50% 상승 그쳐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전세시장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 등 학군 인기지역의 방학 특수가 실종된 것은 물론 9월 이후에도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며 가을 이사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셋값이 많이 오르던 '홀수해 공식'도 올해 들어 깨질 것으로 전망한다.

◇ 1∼9월 전국 전셋값 13년 만에 최저…2년 연속 안정세

9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0.55% 상승했다.

이는 2004년 간은 기간 3.64% 하락한 이후 1∼9월 누적 전셋값 상승률로 13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2015년과 지난해 동기간 각각 3.72%와 0.94% 오른 것과 비교해서도 올해 상승폭이 낮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지난 한해 1.32% 오르며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고, 올해도 2년 연속 안정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된 지난달 전국 주택 전셋값은 0.06% 올랐다. 역시 역대 9월 상승률로는 2004년(-0.49%)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9월까지 누적 1.50% 올라 지난해 동기간(1.41%) 상승률을 소폭 넘어섰지만 2015년 5.24%보다는 훨씬 안정된 모습이다.

아파트만 보면 안정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9월까지 0.56% 상승했다. 작년 동기간 1.34%, 2015년 동기간 5.34% 오른 것과 비교된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역시 올해 9월까지 1.81% 올라 2015년 동기간(7.78%)은 물론 지난해 동기간(2.05%)보다도 안정세를 보였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9월까지 0.1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에 지방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04년(-0.09%) 이후 처음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올해는 연초부터 방학 특수가 사라지더니 최근까지도 전셋값이 안정된 모습"이라며 "저금리로 인한 월세 선호 현상으로 2년 전만 해도 전세 물건이 달려서 난리였는데 올해는 전세 물건이 많아서 제때 소화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광교 신도시내 한 아파트 전경
광교 신도시내 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입주 물량 증가·갭투자자 주택 전세 확대 영향

이처럼 올해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만 해도 올해 전국적으로 38만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입주 물량 29만3천가구에 비해 30%가량 많은 것이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6천505가구로 지난해(2만5천887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기도와 인천시의 입주 물량은 올해 12만7천127가구, 1만6천690가구로 지난해보다 각각 45%, 82% 증가한다.

실제 올해 9월까지 경기도의 아파트 전셋값은 9월까지 1.02% 올라 지난해 상승률(2.25%)의 절반 이하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년 전인 2015년에는 1월부터 9월까지 아파트 전셋값이 7.87% 상승했었다.

2015년과 2016년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전세를 끼고 구입한 일명 '갭투자'가 늘어난 것도 최근 전셋값 안정세에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꼽힌다.

갭투자자는 주택을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전세 만기가 되면 대부분 다시 전세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지난해와 연초에 갭투자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 전세를 내놓고 있는데 올해 집값이 크게 뛰면서 전세 수요자들도 집을 많이 매수했다"며 "전세 공급은 늘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예년에 비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공급이 여유로워 지면서 전세 계약은 늘고 월세 거래는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8%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3월 35.6%를 기록한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28.4%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임대차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의 70% 이상이 순수 전세 형태로 거래됐다는 의미다.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문가 "당분간 전세 안정세…내년 집값 하락이 변수"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셋값이 많이 오르는 '홀수해 공식'이 올해는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2년 만에 계약을 갱신하는 주택 전셋값은 과거에는 짝수해에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시장이 출렁한 이후 2011년부터는 홀수해에 가격이 더 오르는 현상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전셋값 안정세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44만여가구로 올해보다 16% 증가한다. 서울이 3만4천345가구로 올해보다 30% 가까이 증가하고 경기도 역시 16만3천여가구로 올해보다 28% 이상 늘어난다.

국민은행 박원갑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일부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8·2 부동산 대책의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가 시장에서 본격 작동하고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 등 후속 대책 여파로 집값이 안정되면 장기적으로 매매 수요가 감소해 전세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도 변수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도와 지방의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갭투자자들의 전세물량도 있어서 올해는 2∼3년 전과 같은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 대책으로 집값이 하락할 경우 전세 수요가 늘면서 재건축 이주 등이 있는 서울 등지에서는 국지적 불안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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