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류중일 전 감독 "승엽아, 아직 인생의 절반이 남았다"

송고시간2017-10-02 06:00

2013년 이승엽 부진할 때도 꾸준히 기용

"이승엽은 성실한 선수, 나는 믿었을 뿐"

밝은 표정의 류중일-이승엽
밝은 표정의 류중일-이승엽

2016년 8월 24일 이승엽이 1천390타점으로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세운 뒤 류중일 당시 삼성 감독의 축하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에게 2013년은 지우고 싶은 해다.

하지만 그 힘겨운 시절을 견디게 해 준 '은인' 류중일(52) 당시 삼성 감독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이승엽은 "2013년 너무 부진해서 처음으로 은퇴를 생각했다"며 "류중일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신 덕에 버틸 수 있었다"고 류중일 전 감독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이를 전해 들은 류 전 감독은 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그렇게 성실하고, 검증된 선수를 외면할 수 있겠나. 모두 승엽이가 열심히 한 덕"이라고 했다.

류 전 감독은 "2013년에 이승엽은 부진을 떨쳐내려고 애를 썼다. 경기장에 가장 먼저 나오고, 연구했다"며 "나는 기다렸고, 승엽이가 결국은 보답했다. 그해도 삼성이 우승했고, 2014년에 승엽이가 부활했다"고 떠올렸다.

이승엽은 2013년 정규시즌에서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에 그쳤다. 타율과 출루율(0.298), 장타율(0.395) 모두 개인 최저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이승엽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치였다. 팬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류 전 감독은 이승엽을 111경기에 내보냈다.

"아무리 부진해도 이승엽이 타석에 서면 상대가 부담을 느낀다"고 이승엽을 두둔하기도 했다.

힘겨운 한 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류 감독의 격려 속에 재기를 노렸고, 2014년 타율 0.308, 32홈런, 101타점을 올렸다.

2013년을 잘 견딘 덕에 이승엽은 '은퇴 시기'도 자신이 정할 수 있었다.

이승엽이 2015년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400홈런을 치자 류중일 당시 삼성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승엽이 2015년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400홈런을 치자 류중일 당시 삼성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류 전 감독은 이승엽과 선·후배, 코치와 선수,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이어갔다.

이승엽의 프로 첫 안타도 류 전 감독과 얽힌 사연이 있다. 1995년 4월 15일 잠실 LG전에서 이승엽은 1-1로 맞선 9회 초 류중일 전 감독의 대타로 나서 우완 김용수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쳤다.

2012년 이승엽이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올 때도 류 전 감독은 "승엽이는 아름다운 도전을 하고 있다. 전성기 때 성적이 나오지 않아도 응원해주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엽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려는 의도였다.

류 전 감독은 "선수 대 선수로 만났을 때부터 '이 선수는 정말 대단하다. 성실함으로 무장했다'고 생각했다"며 "경기 전후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경기장 밖에서도 절제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 역할을 했다"고 이승엽을 칭찬했다.

그만큼 이승엽은 자신에게 냉정했다. 그래서 괴롭기도 했다.

류 전 감독은 "워낙 조심스러운 성격이라서 일상생활조차 힘겨웠을 것이다. 이제 은퇴를 하니, 조금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며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혼자만을 위한 시간도 만끽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야구인 이승엽, 제2의 인생'도 응원했다.

류 전 감독은 "이제 인생의 절반이 지났다. 남은 인생 절반도 선수 때처럼 화려하고, 감동적으로 살았으면 한다. 승엽이라면 훌륭한 야구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은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은퇴식을 연다.

은퇴식에 초청받은 류중일 전 감독은 가까운 곳에서 후배이자 제자였던 이승엽의 마지막과 새 출발을 축하한다.

jiks79@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