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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전기차보다 더 친환경, ‘수소차’ 시대 온다

송고시간2017-10-06 12:00

미세먼지 걸러주고 물만 배출… 충전 빠르고 장거리 주행

현대자동차 류창승 이사(마케팅 실장)가 ‘투싼 수소차 2세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_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류창승 이사(마케팅 실장)가 ‘투싼 수소차 2세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_연합뉴스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엔진) 자동차와 달리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을 가리킨다. 상용 친환경차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교차 구동하는 하이브리드(HV), 모터로만 달리는 전기차(EV), 근거리는 모터로 주행하고 장거리는 엔진으로 달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세 부류다.

그러나 HV와 PHEV는 소량이지만 온실가스를 내놓기에 진정한 친환경차로 보기 어렵다. 전기차도 화력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발전 사정을 고려하면 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 궁극의 친환경차… 현대차 최초 양산 성공

환경오염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친환경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다.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스스로 전기를 생성하고, 부산물이라고는 오로지 물뿐이다.

게다가 공기를 대량으로 흡입해 미세먼지를 걸러낸 후 배출한다. 달리면 달릴수록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셈이다. 연료인 수소는 지구 상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자원이다.

실용성도 뛰어나다. 충전에 몇 시간씩 걸리는 전기차와 달리 몇 분 만에 수소를 채울 수 있고, 주행거리는 전기차의 3~4배인 415∼650km에 달한다.

향후에는 가정용 발전소 역할도 기대된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설치한 ‘수소 전기 하우스’에서는 수소차 3대를 돌려 모든 조명과 5대의 에어컨, TV, 믹서기 등을 무리 없이 작동하는 과정이 시연되고 있다. 부산물인 물로 수도까지 공급한다.

최초의 수소차는 1994년 독일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개발했지만, 첫 양산차는 2013년 2월 현대차가 내놓은 ‘투싼 수소차’다. 바로 그해부터 유럽과 북미 지역에 관용차, 렌터카, 택시, 공유차량(카셰어링) 용도로 수출이 시작됐다.

SUV(스포츠 실용차량) 형태인 투싼 수소차는 최고속도 160km/h,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415km로 내연기관차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췄다. 물을 배출하는 특성 탓에 영하의 기온에선 잘 작동하지 않는 결함도 극복해, 영하 20℃에서도 시동이 잘 걸린다. 다만, 1억5천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 숙제로 남았다.

HV와 전기차 경쟁에서 다소 뒤졌던 현대차는 첫 수소차 양산으로 단숨에 친환경차 선도자로 부상했다. 당시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는 “무공해, 긴 주행거리, 짧은 충전시간, 엔진 소형화 등에 모두 성공해 친환경차 기술을 도약시켰다”고 극찬했다.

프랑스 그르노블시(市) 에어리퀴드사에서 현대차 관계자들이 투싼 수소차의 미세먼지 정화효과를 시연하고 있다. 백승렬 연합뉴스 기자

프랑스 그르노블시(市) 에어리퀴드사에서 현대차 관계자들이 투싼 수소차의 미세먼지 정화효과를 시연하고 있다. 백승렬 연합뉴스 기자

◇ 일본 맹추격에 ‘2세대 수소차’로 응수

한국 수소차의 단독질주는 짧게 끝났다. HV 강자인 일본이 바로 추격해왔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2014년 12월 최고속도(170km/h)와 주행거리(650km)가 투싼 수소차보다 우수한 세단형 수소차 ‘미라이’를 내놨다.

당장 현대차의 기술력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력이 아니라 차종에 따른 차이라고 분석한다. 만약 투싼 수소차가 무거운 SUV가 아니라 가벼운 세단이었다면 속도와 연비가 비슷했으리란 뜻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라이의 가격은 투싼 수소차의 절반인 723만6천 엔(약 7천300만 원)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차이다. 현대차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연간 330여 대 수준의 생산라인을 구축했지만,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도요타는 단번에 연간 1만 대의 대량생산 능력을 갖췄다.

2020년 수소차 연간 4만 대 판매를 목표로 내건 일본 정부는 지난해 수소차 육성 전담기관을 설치했고, 올 하반기에는 관련 업체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충전소 회사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수소 충전소는 10곳에 불과하나, 일본은 90곳을 넘었다.

정부 지원 차이는 판매량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투싼 수소차가 862대인 반면, 미라이는 3천700대에 달한다.

첫 양산차를 내놓고도 쓴잔을 들이킨 현대차가 반격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투싼 수소차 2세대’는 주행거리가 160km 이상 늘어난 580km에 달하고, 출력도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163마력까지 커졌다. 전작보다 10℃ 낮은 영하 30℃에서도 시동이 걸린다.

무엇보다 가격이 싸졌다. 보조금을 감안한 실구매가는 3천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전기차나 HV보다 조금 비싼 정도여서 소비자 부담이 확 줄었다.

절치부심한 현대차가 비장의 카드를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 없이는 왕좌를 되찾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수소차 패권은 규모의 경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완성차 업체의 노력을 받쳐줄 국가 차원의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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