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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은 얻어먹지만"…명절이 더 외로운 '나홀로 어르신들'

송고시간2017-10-02 09:17

청주 홀몸 노인 2만4천명…작년 2만2천명 대비 9.1%↑

"복지관·경로당 문 닫아 집에서 TV나 보면서 지내야지" 한숨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경로당에 갈 수도 없고 복지관도 휴관하고, 이번 추석에는 갈 곳이 마땅하지 않네.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지내야지"

외로움 묻어나는 홀몸 노인[연합뉴스 자료사진]
외로움 묻어나는 홀몸 노인[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주의 한 허름한 주택에 거주하는 이모(72)씨의 얼굴에서는 외로움이 가득 묻어났다.

평소 같으면 자신을 '막내'라고 부르며 살갑게 맞이하는 경로당의 소위 '형님'들과 돈을 모아 막걸리라도 한잔 걸치지만, 이번 추석 연휴 때는 갈 곳이 없다.

아들·딸이 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사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왕래가 끊긴 지 오래다. 예년보다 유난히 긴 이번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하는 이씨는 긴 한숨만 쉬었다.

홀로 사는 외로움을 잠시나마 달래곤 했던 인근 노인복지관은 연휴를 맞아 휴관했고, 자신을 반기면서 술을 나눠 마시던 경로당의 또래 노인들은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고 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이씨는 지난 설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추석 연휴에 집에서 TV를 보면서 더 커진 외로움을 달래기로 했지만 '찾는 가족이 없는 신세가 됐다'는 현실에 서럽기만 하다.

청주시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홀로 사는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청주의 '나 홀로 어르신'들은 작년 추석 때 2만2천명에서 이번 추석 때는 2만4천명으로 늘었다. 고령화 추세에 따른 현상으로 이해되지만, 그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홀몸 노인의 쓸쓸한 추석나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홀몸 노인의 쓸쓸한 추석나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들 가운데 자녀들과의 연락이 사실상 끊겨 이번 연휴를 홀로 지내야 하는 '방치 위험 노인'들은 1천483명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작년 추석 때 1천460명보다 다소 증가했다.

이들은 복지단체가 시행하는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홀몸 노인 가정을 주 1회 방문해 말벗 역할을 해주고 주 2회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인데, 산남노인복지센터와 상당노인복지관의 생활관리사 90명이 이번 연휴에 이들의 적적함을 달래주고 있다.

이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대부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데, "자녀들도 형편이 어렵다 보니 부모를 찾아뵙지 못하는 데 일상이 됐다"는 게 복지단체 종사자들의 얘기다.

청주 시내 11개 노인복지관도 홀로 이번 연휴를 지내야 하는 홀몸 노인들에게 떡과 전, 과일, 음료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혼자 전과 떡을 먹으며 추석을 보내기에는 이들의 적적함이 너무 크다.

이런 점을 감안, 시내 시니어클럽 노인들은 이번 연휴 때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홀몸 노인을 찾아 말벗을 해 주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은 명절 때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안타까운 처지가 된다"며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정 방문을 비롯한 나눔·봉사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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