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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내상 입었다…유럽 포퓰리즘은 아직 건재

송고시간2017-09-26 10:10

獨총선서 재확인…이미 유럽 다수국 통치 관여

"'옳은질문 틀린해법' 포퓰리즘 대처법은 근본문제 해결"


獨총선서 재확인…이미 유럽 다수국 통치 관여
"'옳은질문 틀린해법' 포퓰리즘 대처법은 근본문제 해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포퓰리즘 기습에 대한 유럽 기성 정치권의 경계심이 독일 총선을 통해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정치 엘리트들이 외면하는 대중의 불만을 확대 재생산해 지지를 끌어내는 포퓰리스트 정파들은 작년부터 기존 체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간판 극우 마린 르펜의 프랑스 대선 결선 진출과 같은 여러 대형사건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유럽의 간판 극우 포퓰리스트들. 왼쪽부터 이탈리아 북부리그의 마테오 살비니,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하랄트 빌림스키, 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데르스.[EAP=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의 간판 극우 포퓰리스트들. 왼쪽부터 이탈리아 북부리그의 마테오 살비니,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하랄트 빌림스키, 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데르스.[E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 때문에 유럽에서는 극단적인 선동정치에 대한 본능적인 반감이 있는 독일도 포퓰리스트 정파에 접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 프랑스 대선, 네덜란드 총선,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예상외로 졸전하며 반대 의견이 나왔다.

유럽에 들이닥친 포퓰리즘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는 진단이 속속 목격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두 시각에 모두 결함이 있다는 점이 독일 연방하원 선거를 통해 나타났다고 25일(현지시간) 해설했다.

독일도 내상 입었다…유럽 포퓰리즘은 아직 건재 - 2

◇'소외된 목소리 대변자' 포퓰리스트 건재

난민과 무슬림에 반대하고 유럽통합을 지극히 경계하는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전날 독일 총선에서 정당지지율 12.6%를 기록했다.

무려 90여 석에 달하는 연방하원의 의석 12.6%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그간 금기돼온 극우성향의 목소리가 공식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디언은 나치 정권의 역사적 잘못 때문에 극우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독일도 포퓰리즘에 면역이 있는 건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물론 AfD를 지지한 이들은 과거사 부정을 지지한 게 아니라 난민사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15년 국경을 개방해 100만 명이 넘는 난민과 이주자를 받아들이기로 한 결단이 영향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AfD에 투표한 이들의 90%가 기성정당을 지지하다가 변심한 이들로 난민포용책에 반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fD는 유럽의 다른 포퓰리스트들처럼 '부패하고 이해할 수 없는 기성 정치권에서 버림받은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전략을 활용했다.

가디언은 AfD가 이런 접근법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독일 연방하원의 진입 하한인 5%를 넘기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도부[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도부[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확인된 위세…유럽 정치 기득권 긴장할 수밖에

현재 포퓰리스트들의 동력은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 문화적으로, 종교적으로 이질적인 난민, 이주자들이 유입되는 데 대한 대중의 불만이다.

엄격한 국경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데 우려하고 분노하는 유권자들은 바로 유럽 전역 포퓰리스트들의 표적이 됐다.

이런 성향의 정파들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세계대전 이후 어느 때보다도 선거에서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포퓰리스트 정파가 집권에 성공한 국가들을 보면 자유민주주의를 견지한다고 자부하는 국가들의 우려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폴란드와 헝가리가 유럽에서 포퓰리스트 정파가 국가를 이끄는 대표적 사례인데, 이들 국가는 언론을 탄압하고 법치를 훼손하며 행정부나 의회가 민주적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정권 합류를 통해 포퓰리스트들이 통치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도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반 난민 기치를 내세운 전진당이 총선에서 16% 지지를 얻어 소수 파트너로 연립정권에 들어갔다. 핀란드, 슬로바키아에서도 포퓰리스트 정파가 연정에 참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극우성향이 포퓰리스트 정당인 자유당이 설문조사에서 지지율 20%를 상회하며 31세 당수 세바스티안 쿠르츠가 이끄는 지지율 30%대 중도우파 국민당과 제휴할 채비를 하고 있다.

포퓰리스트 영향력 확대에 유럽 기성정치권의 고민
포퓰리스트 영향력 확대에 유럽 기성정치권의 고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책한계에도 영향력 강한 포퓰리즘과 공존방향은

가디언은 포퓰리스트 정파들이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다가도 막상 선거에서는 그만큼 득표하지 못하는 현상이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국민전선(FN), 네덜란드 자유당(PVV), 독일 AfD가 모두 실제 선거에서 13% 정도를 얻는 데 그쳤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에 선전한 AfD처럼 획기적 결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바로 연정 참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주로 반대하는 행동으로만 얻은 지지는 한계가 있다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

베르너 페니히(71)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 명예교수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페니히 교수는 "AfD가 전통적 의미에서 정당이 아닌, 반대운동 단체"라며 "많은 이들이 그들의 관점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불만을 전하려고 AfD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AfD 의원들이 무능력한 데다가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 다뉴브 대학의 정치학자 페터 필츠마이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비슷한 한계를 설명했다.

필츠마이어는 "유권자들이 정부로부터 해답을 얻길 기대하지만 그게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며 "모든 정당이 일단 집권세력에 포함되는 순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집권세력이 되지 못한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불만을 자극하면서 더 쉽게 처방을 제시하기 때문에 득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한계가 있지만 그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덜란드의 정치학자이자 포퓰리즘 전문가인 카스 무데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포퓰리스트들은 주류정치가 무시하는 문제를 의제로 만든다"며 "이들은 옳은 질문을 하면서 틀린 해답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무데는 "기성 정치권은 포퓰리스트들을 무시하거나 악마화하고 그들의 의제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대처하지 말고,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내에서 포퓰리스트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명백하게 해결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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