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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를 뒤덮은 '말폭탄' 싸움…더욱 첨예해진 북ㆍ미관계

송고시간2017-09-26 05:56

리용호의 '뉴욕 5일'은 트럼프와의 '험구 대결'…마지막까지 '협박ㆍ위협'


리용호의 '뉴욕 5일'은 트럼프와의 '험구 대결'…마지막까지 '협박ㆍ위협'

입장 발표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입장 발표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숙소 호텔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선전포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9.26
lkw777@yna.co.kr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4박 5일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 21일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 도착한 이후 닷새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길에 오른 것이다.

'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미 관계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진 않았으나 말 폭탄이 난무하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공은 트럼프 대통령이 날렸다.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19일 기조연설을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면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이틀 후인 21일 뉴욕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숙소인 호텔 앞에서 기자들에게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자신의 명의로 발표한 첫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왔다며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천명했고, 리 외무상은 '초강경 대응'의 성격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가세했다.

리 외무상은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이라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내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으며, 미 국방부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으로 출격시키는 무력시위를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악순환 속에서 리 외무상은 25일 출국에 앞서 숙소 호텔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선전포고에 대처해서 모든 선택안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 지도부의 작전탁(작전테이블) 위에 올려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바 없다. 그러한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북한 영공이나 영해가 아닌 국제공역에서의 전개되는 미 전력에 대해 북한이 만약 군사 대응을 하고 나설 경우는 자위권을 넘어선 불법적 무력사용이라는 주장이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처하기 위한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재차 압박에 나섰다.

결국 유엔총회는 말폭탄으로 시작해서 말폭탄으로 끝난 말폭탄 총회가 돼 버렸다. 북ㆍ미 간 대치가 더욱 험악해 지면서 한반도 정세도 더욱 혼돈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유엔 관계자들의 우려다.

북한·미국 말폭탄 (PG)
북한·미국 말폭탄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북한-미국 강대강 (PG)
북한-미국 강대강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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