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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 총파업에도 드라마는 방송되는 이유

송고시간2017-09-26 08:00

외주제작시스템 정착·배우 계약관계 등 복잡한 구도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

[MBC 제공]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MBC와 KBS 노조 총파업 4주차를 맞이하면서 방송 차질이 더욱 확대되고 있지만 드라마는 아직까지 한편을 제외하고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일 양 방송사의 노조가 동시 파업에 돌입한 직후 뉴스, 라디오,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즉각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이어 예능 프로그램의 파행이 확대되고 있다.

MBC는 첫주에 바로 드라마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KBS는 파업 3주차부터 '해피선데이'와 '해피투게더' 등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과 정상 방송이 중단됐다.

그러나 양사 모두 드라마는 지난 24일까지 방송상으로는 아무런 차질이 없었다. MBC TV 월화극 '20세기 소년소녀'가 파업 여파로 예정된 25일 첫 방송을 못 맞춘 것이 드라마 첫 파행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드라마가 외주제작사에서 제작을 하는 데다,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배우, 스태프와의 계약이 복잡하게 얽힌 구도이기 때문이다.

16부작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경우, 사전제작 외에는 대개 4~5개월 내에 촬영이 완료돼야 한다. 외주제작사는 배우, 스태프와 한정된 기간 안에 촬영을 끝내는 것으로 계약하는데 파업 등의 문제로 제작이 지연되면 외주제작사가 손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외주제작사는 어떻게 해서든 예정된 스케줄 안에 제작해야 하고, 방송사는 이를 빌미로 외주제작사를 압박하면서 다른 분야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웬만해서는 파업으로 인한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지상파 3사 모두 외주제작사에 제작을 맡겨도 드라마 메인 연출은 자사 소속 PD를 내세운다. MBC와 KBS 드라마국 PD들도 파업 시작과 함께 현장에서 대부분 빠졌지만 메인 연출자들은 이러한 외주사, 배우와의 관계로 인해 장기간 연출을 놓을 수 없다.

'20세기 소년소녀'의 경우도 연출자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4일부터 2주간 촬영이 중단됐으나 연출자가 지난 16일 촬영 현장에 복귀했다. 이 드라마는 2주간 촬영이 중단되면서 결국 예정된 25일 첫 방송을 못 맞추게 됐지만 MBC는 오는 29일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를 열고 10월2일 첫 방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MBC본부(이하 MBC노조) 관계자는 26일 "'20세기 소년소녀'가 10월2일 첫 방송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번주 중반 이후 가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으나, 외주제작사와 배우 소속사 등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더이상 첫 방송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홍보국 관계자는 "10월2일에 방송을 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MBC TV '밥상 차리는 남자'도 메인 연출자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촬영이 중단됐다가 지난 14일 재개됐는데 역시 같은 이유다. '밥상 차리는 남자'는 파업 직전인 지난 2일 시작했기 때문에 파업으로 결방되면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중단하는 꼴이 된다. 드라마로서는 첫 방송이 연기되는 것보다 방송 도중 결방되는 게 더 큰 타격이다. 흐름이 끊겨버려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메인 연출자의 파업 참여 부담이 더 커진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는 애초 출연자와의 출연 계약 기간이라는 것이 없어 파업으로 결방돼도 계약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내용도 드라마처럼 연속성이 있는 게 아니라 결방의 부담이 드라마에 비해서는 현저히 적다.

MBC노조 관계자는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앞으로 시작하는 드라마의 경우는 대부분 제때 방송을 시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프로그램마다 사정이 다 복잡한 것은 사실이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계획된 일정대로 가기 어렵다"고 전했다.

KBS도 같은 이유로 드라마들은 정상 방송되고 있다. 파업 시작과 동시에 조연출 등 드라마국 인력은 모두 현장에서 빠졌지만 메인 연출자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고, 책임프로듀서가 촬영 현장에 연출 보조 인력으로 투입돼 제작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KBS본부 관계자는 "드라마는 외주제작시스템이 정착돼 있어 파업의 여파를 아무래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에 출연 중인 한 배우의 소속사 대표는 "파업으로 영향을 받는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면 배우도 굉장히 입장이 곤란하다. 드라마 일정에 맞춰 다른 스케줄을 정리해놓았는데 드라마가 어그러지면 이후 스케줄도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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