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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6·25 이래 가장 위험한 시기…우발 충돌 막아야"(종합2보)

전경련 주최 '북핵문제' 특별대담 "정부 믿고 경제에 몰입해 달라"
체임버스 전 S&P 의장 "한국 경제 탄탄…전쟁 없을 것"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26일 최근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우발적인 충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북핵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특별대담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지만 북핵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지금처럼 위험한 수준에 이른 적은 없었다"며 "6·25 전쟁 이래 한반도에 많은 우여곡절과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담에 참석한 경제인과 전 국민을 상대로 '침착'과 '자신감'을 당부했다.

그는 "정부를 믿고 절대 동요하지 말고 경제에 몰입하기 바란다"며 "한미 동맹이라는 강력한 수단이 있고, 한국과 미국은 국력과 국방력 측면에서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며 "우리는 가치, 정치, 군사, 안보 등의 면에서 든든한 만큼 자신이 있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과거 역사를 보면 전쟁이 계획에 따라 일어난 경우도 있었지만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많았다"며 "우발적 충돌은 한국, 미국, 일본 등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꼭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한국인은 단호한 '결의'로 난관을 이겨낼 수 있다"며 "북핵 문제로 다른 모든 나라가 북한을 규탄하는데, 최근 서울 한복판에서는 반미, 사드 배치 반대 데모가 있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 제재안에 대해서는 "9월 3일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주장하는 핵실험을 한 뒤 중국까지 설득해 제제를 결의하는 데 불과 일주일밖에 안 걸렸다"며 "북한의 연간 무역 규모가 100억달러에 불과한 사실 등을 고려할 때 과거 남아공이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고, 영향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이란 브랜드는 우리 국민과 기업이 어렵게 쌓아올린 가치 있는 브랜드인데, 북한 리스크 때문에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요즘 북핵 문제 등으로 앞날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북핵 사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외면한다면 우리 경제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국가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가산금리·5년 만기 한국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기준)은 지난 1년간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9월 3일 북한 6차 핵실험 영향으로 CDS 프리미엄은 3일 만에 10bp(61bp→71bp)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존 체임버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전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등도 토론자로 참석해 북핵 이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과 관련한 쟁점과 전망 등을 논의했다.

체임버스 전 의장은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지난 2011년 미국 신용등급을 최상위 등급인 AAA에서 AA+로 낮출 것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가 살해 협박에 시달린 일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존 체임버스 S&P 전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
존 체임버스 S&P 전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
전경련, 북핵 관련 특별대담 개최
전경련, 북핵 관련 특별대담 개최(서울=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북핵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전망과 대안' 특별대담에서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왼쪽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존 체임버스 전 S&P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7.9.26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체임버스 전 의장은 대담에서 한국 경제의 위협 요소로 중국 경제 경착륙, 한미 FTA 재협상, 북핵 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S&P가 최근 중국의 신용등급을 A+로 두 단계 강등했는데, 이것이 한국의 첫번째 대외 리스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을 언급했지만 군(軍)이나 경제 자문관들이 대통령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재협상을 하겠다는 선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도 한국의 대외 약점이지만 한국은 대외 무역수지, 재정 상태, 사회적 측면, 실물경제 등에서 매우 탄탄하다"며 "금융 부문도 꾸준히 향상됐고, 그래서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2016년 한 단계 상향조정한 것"이라고 한국 경제를 긍정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보다 100배 이상 부강한 국가이며, 한미 동맹의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 모두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하다"며 "단기적으로,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쟁까지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최근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이 16%나 인상되고, 근로시간 단축도 추진되고, 정년도 연장되는데 여기에 더해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노동 선진화 조처인 '양대 지침(쉬운 해고 지침 등)도 폐기됐다"며 체임버스 전 의장에게 "노동시장 경직으로 기업 환경이 더 어려워졌는데 이런 부분이 국가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체임버스 전 의장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권 부회장) 말처럼 그렇게 끔찍하지 않을 것"이라며 "꼭 기억할 것은 소득 분배가 얼마나 공평한가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의 결실을 모든 시민이 공유해야 사회적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26 1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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