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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오성운동, 오늘 총리 후보 발표…31세 디 마이오 선출 확실시

창립자 그릴로는 2선 후퇴…당 대표도 세대 교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좌파와 우파로 분류된 기성 정치체계를 부정하며 2009년 탄생한 뒤 창당 8년 만에 단일 정당으로는 이탈리아 최고 지지율을 달리고 있는 제1야당 오성운동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총리 후보를 발표한다.

오성운동은 23일 저녁(현지시간) 북동부 해안도시 리미니에서 열리는 연례 회합에서 당원들의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총리 경선 결과를 공개한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의원 [EPA=연합뉴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의원 [EPA=연합뉴스]

현재 하원 부의장을 맡고 있는 31세의 루이지 디 마이오 의원의 총리 후보 선출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1∼22일 치러진 온라인 경선에 출사표를 낸 8명의 후보 가운데 디 마이오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7개의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가 거의 없는 인물들에 그친 터라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 경선은 해보나마나 결과가 뻔한 요식 행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창당 이래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해온 오성운동에 그나마 우호적인 일간 일 파토 쿼티디아노조차 "디 마이오 홀로 입후보한 한심한 경선은 (오성운동 내부의)민주주의의 결핍 현상을 보여줄 뿐 아니라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오성운동의 고질적인 미성숙과 무능력, 무경험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총리 후보 경선에는 알레산드로 디 바티스타 하원의원, 당내 좌파 진영의 대표적 인사인 로베르토 피코 하원의원 등 디 마이오 의원의 경쟁자들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들은 모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의원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의원 [EPA=연합뉴스]

이번 온라인 경선에는 오성운동의 온라인 투표 사상 역대 최다인 13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초반에 한꺼번에 접속자가 몰리며 사이트가 다운된 탓에 오성운동은 당초 21일 하루로 예정했던 투표 기간을 22일 정오까지 늘리기도 했다. 오성운동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해킹 사태 등 큰 차질 없이 투표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와 컴퓨터 공학자 출신인 고(故) 잔로베르토 카살레조가 기성 정치권의 부패 척결과 투명성을 기치로 내걸고 공동으로 창립한 오성운동은 직접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창당 이래 모든 선출직 인사 후보와 주요 정책을 당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로 결정해왔다.

하지만, 투표 참여자 숫자가 많아봤자 전체 당원의 25%에도 미치지 못해 전체 당원의 대의를 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온라인 투표가 카살레조가 설립한 개인 회사가 관리하는 컴퓨터 플랫폼에 기반해 진행되는 터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오성운동의 제노바 시장 후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에 대해 그릴로 대표가 "일부 정치 철학이 당규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후보 자격을 박탈한 사건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며 오성운동 온라인 투표의 신뢰성이 큰 상처를 입었다

이어 지난 주에는 이탈리아 법원이 오성운동의 시칠리아 주지사 후보 선정을 위한 온라인 투표의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투표 결과의 효력 정지 판결을 내리며 오성운동의 온라인 투표는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 [EPA=연합뉴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 [EPA=연합뉴스]

한편, 이번에 총리 후보로 선출되는 사람은 공식적인 당 대표도 겸하게 돼 그동안 사실상의 당 대표로서 오성운동을 이끌어온 그릴로는 2선으로 퇴진하게 된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내년에 70세에 접어드는 그릴로는 22일 개막한 전당 대회 성격의 회합에서 "나는 이제 늙었고, 오성운동은 '젊은 피'를 필요로 한다"며 직접적인 결정권자에서 물러나 당의 방향을 뒤에서 조언해주는 역할에 머물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의 이런 결정은 오성운동이 사상 첫 집권을 노릴 정도로 세력이 커진 상황에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항의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자신이 전면에 나설 경우 표 확장성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참신하고, 소통능력이 좋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시장 정책에 있어 좀 더 온건한 성향의 디 마이오를 당의 간판으로 내세움으로써 급진적이고, 안정감이 떨어지는 그릴로에 대한 반감으로 오성운동을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로 당의 외연을 넓히려는 전략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릴로가 표면상으로는 2선으로 후퇴하더라도 막후에서 당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며 실질적인 권한은 여전히 놓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관측도 존재한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23 21: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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